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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텔레그램 n번방’ 모방범들 검거…구매자 포함 66명 붙잡아

등록 :2020-02-09 16:38수정 :2020-02-10 02:32

지난해 <한겨레> 보도 뒤 트위터, 청원 등 강력 수사 촉구 쏟아져
‘주범’ n번방 운영자, 박사방 운영자 검거는 아직…경찰 “모든 수단 동원”

미성년자 등을 협박해 성착취 영상을 찍게 하고 이를 신상정보와 함께 여러 텔레그램 방에 뿌린 이들과 영상물 구매자 등 66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텔레그램이 성착취물을 퍼뜨리는 새로운 채널이 되고 있다는 보도(<한겨레> 11월25일치 1면)가 나온 뒤 신속한 수사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봇물처럼 터져나온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은 9일 텔레그램을 이용해 사이버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온 텔레그램방 운영자와 공범 16명, 아동성착취물 유통·소지 사범 50명 등 총 6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검거한 ㄱ씨는 2018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10여개의 텔레그램방에서 5천여 명을 상대로 아동 성착취물을 팔아 2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ㄱ씨는 n번방에서 파생된 여러 파생방 운영자 중 한 명으로, 그처럼 파생방을 운영해온 11명이 함께 붙잡혔다.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탈취한 뒤 ‘가족과 학교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최소 12명의 피해자로부터 노출 사진과 영상 등을 전송받아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다. 채팅방 운영자들이 유포한 영상을 다운로드 받아 2차 유포한 혐의를 받는 이들 50명도 함께 검거됐다.

또 <한겨레> 보도로 알려진 이른바 ‘지인 제보방’ 운영자들도 붙잡혔다. 이번에 경찰에 잡힌 ㄴ씨는 지난해 10~11월 텔레그램에 ‘에이(A)를 소개합니다’란 채팅방을 열고, 피해자의 얼굴에 노출 사진이나 영상을 합성한 성착취물을 만들어 채팅방 참가자 1212명에게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지인 제보방’의 경우 피해 여성은 사이버 성범죄를 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어 더욱 심각한 범죄행위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에 붙잡힌 이들은 이른바 ‘엔(n)번방 사건’ 뒤 유사한 방들을 만들어 범죄를 모방하고 확산시킨 이들로, 정작 텔레그램 성착취 범죄의 핵심에 놓인 아이디 ‘갓갓’과 ‘박사’는 아직 검거되지 않아 후속수사가 시급해 보인다. n번방 운영자 ‘갓갓’은 지난해 2월 8개의 텔레그램방에 번호를 달아 각각 다른 피해자들의 신상정보와 성착취물을 올렸고 ‘박사’ 또한 아르바이트 자리를 미끼로 여성들을 교묘히 꾀어내 협박을 통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한 인물이다. ‘갓갓’을 추적하고 있는 한 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이번에 잡힌 이들의 명단에 ‘갓갓’은 포함되지 않았다. 수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사’를 추적 중인 경찰청 관계자도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일각에 알려진 것처럼 수사에 전혀 진전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후속 수사를 위해 경찰은 이달부터 경찰청장 산하 사이버테러수사대에 ‘텔레그램 추적 기술적 수사 지원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n번방’과 ‘박사방’ 사건 등을 집중수사할 계획이다. 오는 6월30일까지 텔레그램 뿐만 아니라 다크웹, 음란사이트, 웹하드 등 4대 사이버 성폭력 유통망에 대한 집중 단속도 시행한다. 사이버 상에서 영리를 목적으로 미성년자 성착취물을 유통할 경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은 보안성이 강한 해외 매체라서 수사가 어렵다고 알려져 있으나, 국제공조를 바탕으로 각종 수사기법을 활용해 사이버성폭력 사범을 속속 검거하고 있다”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범죄자들도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김완 오연서 기자 funnyb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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