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중족발 사장 김씨를 도와 소송을 함께한 ‘맘편히 장사하고픈 모임’ 회원들과 변호인이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궁중족발 사장 김씨를 도와 소송을 함께한 ‘맘편히 장사하고픈 모임’ 회원들과 변호인이 선고 공판이 끝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발언하고 있다.

임대료를 둘러싼 갈등으로 건물주에게 망치를 휘둘러 재판에 넘겨진 ‘궁중족발’ 사장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 일부와 합의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일부 감형했다. 1심과 같이 살인미수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28일 서울고법 형사3부(재판장 배준현)는 살인미수 및 상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김씨의 항소심에서 1심보다 6개월 줄어든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임대차 분쟁으로 인한 감정적 대립은 수긍할 만 하지만, 폭력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실형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은 김씨의 살인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달라며 항소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1심 국민참여재판에 참가한 배심원 7명은 만장일치로 살인미수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을 내린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범행에 사용된 망치가 신체에 치명적 상처를 줄 수 있어 살인의 미필적 고의는 있을 수 있다”고 보았지만, 살해의 고의성은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가 건물주를 향해 급돌진하는 걸로 보이진 않고, 둔기를 휘두르긴 해도 실제 가격을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이 찍힌 시시티브이(CCTV) 영상을 살펴보면 “피해자 행위를 보면 단순한 위협 행위라고 볼 순 없다”며 특수상해죄 등은 유죄라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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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1심 때 형량이 높았다는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항소심 진행 과정에서 김씨 쪽이 “사건 당시 건물주와의 다툼과 무관하게 피해를 입은 제 3의 피해자들과 합의를 했다”며 형을 덜어줬다. 김씨는 건물주를 추격하던 중 지나가는 행인을 치고 다른 차량에 손상을 입힌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건물주 이아무개(62)씨와의 합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재판을 마치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맘편히 장사하고픈 모임(맘상모)’ 관계자는 “우리는 모두 궁중족발에 빚지고 있다. 이 일을 시작으로 상가법 개정 논의도 불이 붙을 수 있었다. 생존권을 거는 한 상인의 문제가 어디까지 번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 무료변호를 맡은 조수진 변호사도 “검찰의 살인미수 혐의에 대한 기소는 처음부터 무리한 기소였다. 검찰이 상고한다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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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중족발’ 사건은 지난 2016년 서울 종로구 상가의 임대료 인상 문제에서 촉발됐다. 당시 건물을 매입한 건물주 이씨가 보증금은 3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월세는 297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올리면서 궁중족발 사장 김씨와 이씨 간 갈등이 시작됐다. 가게를 나가는 문제를 두고 건물주와 수차례 충돌했던 김씨는 참다못해 이씨를 차량으로 추격한 뒤 망치를 휘둘러 전치 12주의 상해를 입혔다.

글·사진 장예지 기자 pen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