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여성대회가 열려 참석 시민들이 ‘#미투’(#Me Too)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손팻말에 같이 적힌 ‘#위드유’(#With You)는 미투에 성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지난 1월26일 성폭력 고발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린 뒤 미투 운동이 크게 번져가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3·8 세계 여성의 날’을 나흘 앞둔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내 삶을 바꾸는 성평등 민주주의’ 여성대회가 열려 참석 시민들이 ‘#미투’(#Me Too)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손팻말에 같이 적힌 ‘#위드유’(#With You)는 미투에 성원과 지지를 보낸다는 의미다. 국내에서는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지난 1월26일 성폭력 고발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린 뒤 미투 운동이 크게 번져가고 있다.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투’가 광장의 울림으로 터져나왔다. 오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4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34회 한국여성대회 ‘3·8 샤우팅(외침)’ 행사에서였다. 이날 고등학생부터 대학교수까지 다양한 여성들이 성폭력·성차별 피해를 광장에 나와 고백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위드 유’ 연대 메시지를 보내 함께했다.

첫 외침에 나선 이는 고등학생 이은선(18)양이었다. 이양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교사는 나와 친구들을 함부로 안았고 다리 위에 앉혔다”며 ‘학교 내 성폭력’ 피해를 폭로했다. 그는 “고등학교 학생주임은 치마 길이를 검사한다면서 볼펜으로 다리를 찔렀다”며, 주변 교사들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성교육 강사조차도 ‘설마 선생님이 그랬겠냐’고 말했다”고 털어놨다.

성추행 피해 동료를 도왔던 경찰관 임희경씨는 2차 피해를 당한 경험을 전했다. 임씨는 “작년에 같은 지구대에서 상습적으로 성추행당하던 한 여경 후배의 신고를 도왔다가 ‘꽃뱀 여경’으로 낙인찍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은 조력자인 임씨의 신분을 공개했고 동료들은 임씨를 외면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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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성들의 발언은 고백을 넘어 해결책 모색으로 이어졌다. 교수 재직 시절 다른 교수에게 당한 성추행 문제를 폭로한 남정숙 전 성균관대 대우전임교수는 “가해자 처벌 이후 피해자의 ‘원적 복귀’가 가장 중요하고, 성적으로 문제 있는 사람들이 교육기관에 가지 못하도록 성행동인지검사를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동료들이 안심하고 예술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한 류근혜 한국여성연극협회 회장은 “오는 8일 대학로에서 여는 집회에서 연극계 성폭력 가해자들의 수상 철회를 촉구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고 밝혔다. ‘3·8 샤우팅’ 뒤 참가자들은 ‘#MeToo’(미투)와 ‘#WithYou’(위드유)가 적힌 팻말을 들고 광화문과 종로 일대를 행진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여성대회 행사장에 ‘위드유’ 축사 메시지를 보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우리 사회는 미투 운동과 함께 중요한 변화의 한가운데 있다”며 “2차 피해와 불이익, 보복이 두려워 긴 시간 가슴속에만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꺼낸 피해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부는 사회 곳곳에서 실질적 성평등이 이루어지도록 더욱 노력하겠다. 젠더폭력에는 한층 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최민영 김보협 기자 my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