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목표 기부금액을 말하라고 해서 평생 400억원을 기부하고 싶다고 했는데 ‘400억원 자산가’로 와전됐습니다. 사실관계를 바로잡지 않은 것은 제 잘못입니다. 죄송합니다.”

주식으로 수백억원을 벌고, 수십억원을 기부한 것으로 알려져 한국의 ‘청년 워런 버핏’이라 불렸던 박철상(33)씨가 자신의 자산이 부풀려졌던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박씨는 9일 <한겨레>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해 한 언론과 인터뷰를 하면서 기자가 목표 기부금액을 물었고 400억원이라고 대답했는데 자산이 400억원인 것으로 의미가 와전돼 보도됐다”며 “기자가 기사 작성 후 사실관계를 확인하라고 기사를 보내줬지만 자세히 읽지 못하고 지나쳤다. 바로잡았어야 했는데 잘못했다”고 말했다.

박씨의 자산이 400억원으로 부풀려진 계기가 된 기사를 보면 제목과 기사 첫머리에서 박씨의 자산이 400억원임을 명시하고 있다. 해당 기사는 박씨가 “갖고 있는 400억원대 자산 중 노후·생활자금을 제외한 전재산을 50여년에 걸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박씨는 ‘목표 기부금액’으로 400억원을 언급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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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관계가 잘못된 보도가 나간 뒤 바로잡으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해 박씨는 “해당 기사를 인용한 보도가 쏟아지면서 바로잡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인터뷰를 하면 내용이나 제목에 들어가는 수치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고 주의를 당부했다”며 “당시에는 400억원 자산가가 보도자료에 인용되고 30∼40군데에서 동시에 기사가 쏟아져 정정 요청을 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자신의 자산은 몇십배 부풀려졌지만 기부를 한 것은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주식투자로 얻은 수익으로 14억원을 기부하고 뜻이 맞는 분들이 도와주신 10억원을 기부해 총 24억원을 기부했다”며 “기부를 약속한 금액이 아니라 기부를 완료한 금액이 24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중에 남은 자산은 5억원인데 이는 뜻 맞는 분들이 운용과 기부를 부탁한 금액”이라며 “계속해서 기부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대학생 신분으로는 처음으로 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했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2016 아시아 기부 영웅’에도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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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왕’ 이미지로 사익을 추구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박씨는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는 “한국 사회에서 기부문화가 왜곡돼 있다고 생각해 건전한 기부문화가 확산되길 바라면서 인터뷰했던 것”이라며 “몇 번 출간 제의가 왔지만 거절했고, 강의도 재능기부로 해왔다. 이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사회에 폐를 끼치게 돼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모든 분께 죄송하지만 경북대 교수님과 선후배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

다음은 일문일답 -논란을 바로잡을 생각은 하지 않았나? “(직접) 인터뷰를 하면 내용이나 제목에 들어가는 수치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고 주의를 당부한다. 그런데 당시에는 보도자료 나가는 게 있지 않나. 30~40군데 확 나가버렸는데, 수많은 곳에서 되어버리니까 하나하나 정정요청을 할 수 없었다.” -신준경씨가 인터넷에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왜 바로 시정하지 못했나? “계좌를 보여줘야 하는 거에 대해서 반감이 있었다. 정부기관도 아니고 사적인 개인한테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분 입장에선 합리적인 의심일 수 있다. 불순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많으니까 의심을 했던 것이었다. 불쾌하긴 했지만 그분 입장에서 의문을 가지는 건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두 분이 만났다고 했는데 어떤 이야기 나눴는지? “서로 어떤 부분에 오해가 있는지 이야기하고 오해를 풀었다. 그분은 소아난치병에 지원을 하고 있었는데 기부하는 것에 대해 힘을 합치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쪽에서도 좋은 일을 하다보면 그렇게 될 수 있지 하면서 좋게 넘어갔고, 그러려니 한다고 말했다” -자산이 5억원, 14억원으로 바뀌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주식 투자로 얻은 수익으로 한 기부금 총액이 14억원이고, 저랑 뜻 맞는 분들이 동참해주셔서 10억원이다. 총 24억원을 기부했다. 이건 약정한 것이 아니고 완납한 금액이다. 수중에 남은 돈은 5억원 정도다. 수치를 바꾼 적은 없는데 이야기가 잘못 전달됐다. 5억원은 뜻 맞는 분들이 출연해주신 금액인데 잘 다듬고 재원을 마련해서 계속 기부할 예정이다.” -출연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 문제는 없나? “사적으로 유용하면 문제가 되지만 기부가 목적이다. 게다가 출연하신 분들의 허락을 받았기 때문에 투자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 -학교는 졸업을 한 것인가? “경북대 정외과는 논문을 내야 하는데 아직 논문을 못 썼다. 수료 상태다.” -앞으로의 계획은? “기부는 계속할 거다. 좋은 의미로 했지만 본의 아니게 해를 끼치게 됐다. 완전히 복원할 수는 없겠지만 수습을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말씀. “제가 기부로 이미지 메이킹 해서 영리활동했다고 하는데 저는 이득을 취한 것 없다. 몇 군데서 온 출간 제의도 거절했었고, 강의도 재능기부로 해왔다. 상처를 받았다기보단 처신을 잘못한 거라 사회에 죄송한 마음이 크다. 평소 기부문화가 왜곡돼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인터뷰에 응했었다. 기부 과정에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그런 취지였다. 그런데 제가 폐를 끼치게 돼 송구스럽다. 전국 모든 분께 죄송하지만 경북대 교수와 선후배들에게 특히 죄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