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에게 운임을 받는 일반 버스뿐 아니라 무료로 운행되는 버스의 정류장 인근에도 차를 세우면 도로교통법 위반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콜밴 기사 명아무개(57)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인천지방법원 합의부에 되돌려 보냈다고 16일 밝혔다.
대법원은 “‘버스 여객자동차의 정류지임을 표시하는 기둥이나 표지판 또는 선이 설치된 곳으로부터 10m 이내인 곳’에 주·정차를 금지한 도로교통법 규정은 버스 승객에게 발생할 수 있는 불편이나 위험을 방지하고 버스가 원활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입법목적이 있다”며 “유·무상 버스를 다르게 취급할 이유가 없고, 문언상으로도 ‘유상 운행 버스’로 한정하고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인천국제공항 구역 내 도로를 관리하는 주체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이고 명씨가 정차한 정류장은 이 공사가 운행하는 무료 순환버스의 정류장이므로 명씨는 도로교통법을 위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명씨는 2014년 4월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3번 순환버스 정류장에 자신의 카니발 콜밴 차량을 정차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명씨에게 벌금 2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은 도로교통법의 ‘버스 여객자동차의 정류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라 유상으로 운영하는 버스를 위해 설치된 정류지에 한정된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모든 버스에 대해 임의로 설치한 장소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하면 도로교통법상 주·정차 금지의 범위가 부당하게 확장되고 자의적인 법 집행이 가능해진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은 도로교통법상 ‘버스 여객자동차의 정류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것”이라고 원심판결을 파기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