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원 고위간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심의 결과를 확정키로 한 27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9월 임기를 마치는 양 대법원장은 윤리위가 내놓는 결론을 지켜본 뒤 판사회의 측이 요구하는 조사권 위임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법원 고위간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대한 심의 결과를 확정키로 한 27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장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9월 임기를 마치는 양 대법원장은 윤리위가 내놓는 결론을 지켜본 뒤 판사회의 측이 요구하는 조사권 위임 등에 대한 입장을 내놓을 전망이다. 연합뉴스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위원장 전효숙 전 헌법재판관)는 27일 법원행정처의 사법행정권 남용 및 특정 학술연구회 압박 의혹과 관련해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의 징계를 청구하고, 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에게 주의촉구 등의 조처를 할 것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권고했다.

이날까지 총 네 번 회의를 열었던 공직자윤리위는 최종 결론에서 “이 부장판사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퇴직)으로부터 사실상 지시를 받고 국제인권법연구회 관계자에게 여러 가지 방법으로 사법개혁 관련 학술대회의 연기 및 축소를 압박하는 등 부당한 지시와 간섭을 했다. 이는 법관의 품위를 손상하고 사법행정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징계 청구를 권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윤리위는 또 “고 대법관은 이를 우려하면서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관리·감독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윤리위는 이번 사건에 관련된 것으로 지목돼온 법원행정처 실장 등 다른 고위간부들에 대해서는 “논의에 참여했으나 행동에 직접 관여하지 않아 직무상·신분상 의무 위반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대법원은 곧 이 부장판사에 대한 징계 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나, 이 부장판사 외에는 실질적으로 징계를 받을 사람이 없어 ‘꼬리 자르기’란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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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는 또 진상조사위(위원장 이인복 전 대법관)가 법원행정처의 거부로 조사하지 못한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과 이에 대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추가조사 결의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윤리위는 대신 법원행정처 업무의 제도적 개선과 법관윤리 담당 부서의 강화 등을 권고했다.

여현호 선임기자 yeop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