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수사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이 출근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특검 수사 마지막날인 28일 오전 서울 대치동 특검사무실에서 박영수 특검이 출근하고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애초 방침을 바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기소중지’ 처분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검찰이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즉시 착수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기 위한 조처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28일 정례 브리핑에서 “(검찰이) 바로 수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며 “박 대통령을 기소중지하지 않고, 피의자로 입건만 한 뒤 검찰로 이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소중지는 소재불명 등으로 수사를 종결할 수 없는 경우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내리는 처분이다. 이 경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사유 해소 등 재기 절차가 필요하다. 특검팀의 조처는 이런 번거로운 상황을 피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피의자로만 입건해 넘길 경우 검찰은 별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수사에 착수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특검팀에 박 대통령 수사를 넘길 때도 기소중지 절차 없이 피의자로만 입건해 이관했다.

동일한 사건을 두 기관이 번갈아 맡으면서 생기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성격도 있다. 검찰이 기소중지된 사건을 넘겨받으면 수사를 위해 다른 기관이 이미 처분한 것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런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도록 한 선택이라는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기소중지 처분을 할 경우 처분한 것은 특검이고 해제 사유가 있을 때 (수사를) 재개하는 기관은 검찰이 될 수 있다”며 “이런 어색한 상황을 피하기 위한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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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특검팀은 지난 23일 박 대통령에 대해 ‘시한부 기소중지’ 처분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튿날 청와대가 “대통령은 기소 대상이 아닌데 기소중지 처분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자, 특검팀은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특검팀의 기소중지 처분 방침에 대해 ‘검찰의 수사 재개에 불필요한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