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부끄러운 동문상’ 투표를 진행 중인데 이어 연세대도 ‘최악의 동문상’ 후보를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친박계 의원으로 알려진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후보로 올랐다.
연세대 대나무숲 페이스북 계정에는 지난 4일 오전 3시께 익명의 글쓴이가 쓴 ‘2016년 연세대학교 최악의 동문상 후보를 발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랐다. “옆 학교(서울대학교)에서 이번(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사태를 맞아 부끄러운 동문상을 뽑는 걸 보고 영감을 얻었다. 과연 (연세대) 최악의 동문이라는 멍에를 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라는 내용이다.
익명의 연세대 학생이 선정한 동문상 후보에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 (경제학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행정학과)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교육학과) △유영하 변호사(행정학과) △장시호 (최순실씨 조카·스포츠레저학과)씨 등 총 5명이 후보에 올랐다.
후보에 오른 이들의 ‘최악의 동문상’ 선정 이유는 다양하다. 최경환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도망갔다. 나라 경제를 말아먹은 1등 공신”이라는 게 후보 선정의 이유였다. 현기환 전 수석은 “(부산 해운대 ‘엘시티 비리’에 연루된) 엘시티 게이트의 핵심”이라며 후보에 올렸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사회적 공분을 낳은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 박 대통령의 변호를 맡았던 유영하 변호사도 “온 국민의 혈압을 올리는 데 기여”해 후보가 됐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도 ‘뇌물성 입학 특례 의혹’을 받아 후보에 올랐다. 익명의 연세대 학생은 “후보에 없는 사람 중에도 자유롭게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대생들에게 영감을 준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상 설문조사’는 진행 중이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대 학생들이 꼽은 ‘2016년 최악의 동문상’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과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9일, 서울대 학내 온라인 커뮤니티인 ‘스누라이프’에서 시작된 ‘제1회 부끄러운 동문상 설문조사’에는 박 대통령 주치의였던 서창석 서울대병원장을 비롯해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 특혜 지원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회장으로부터 공짜 주식을 받은 진경준 전 검사장, 성낙인 서울대 총장 등 7명이 후보에 올랐다. ‘멍에의 전당’ 후보자로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추천됐다. 서울대 부끄러운 동문상 최종 수상자는 오는 8일까지 진행되는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