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인구를 합하게 될 경우
남북한 인구를 합하게 될 경우

통일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를 늦출 수 있을까?

지난해 남한 인구는 5100만명, 북한은 2400만명(2014년 기준)이다. 남북한을 합하면 인구가 7500만명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단순하게 보면 총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시점을 늦추고 고령화 속도도 늦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쉽다. 하지만 이미 북한에서도 고령화가 상당 부분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남북한 통일시 인구와 사회보장’ 보고서를 보면, 남한 인구는 2030년(5215만명), 북한은 2051년(2621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통일을 가정하면, 2032년에 7854만2천명으로 인구가 정점에 도달한 뒤 2033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남한만 있을 때보다 인구감소 시기를 2년 정도 늦추게 되는 셈이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생산가능인구(15~64살) 감소도 2년 늦춰진다. 원래 남한은 2017년, 북한은 2023년부터 감소할 예정인데, 통일이 되면 2019년부터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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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전례없이 빠른 남한의 고령화 속도는 당연히 북한을 능가한다. 남한은 2000년 노인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7.2%로 ‘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이후, 2017년에 14.0%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를 넘겨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전망이다. 이에 견줘 북한은 2003년에 노인 비중이 7.2%로 고령화 사회로 들어섰고 2033년(14.5%)에 고령사회, 2055년(19.5%) 이후 초고령사회로 진입할 예정이다. 고령화 사회->초고령사회로 가는 데 걸리는 기간이 남한은 26년, 북한은 52년 이상 걸린다는 얘기다.

하지만 통일이 되더라도 고령화를 늦추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남북한 인구를 합하면, 고령사회는 2021년(14.3%), 초고령사회는 2030년(20.4%)에 도달할 전망이다. 통일을 전제하지 않았을 경우보다 4년 정도만 시점을 늦추게 된다. 이는 북한도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의 수)이 떨어지고 있고 고령화가 상당히 진전된 상태인 탓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출산율은 1970년 7.0명에서 2000년엔 2.3명, 2013년에는 1.99명으로 떨어졌다. 2015년 남한의 출산율은 1.24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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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남한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가 6년 늦다. 통일이 되면 원래 남한의 감소시기보다 2년 늦춰진다.(자료:보건사회연구원)
북한이 남한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시기가 6년 늦다. 통일이 되면 원래 남한의 감소시기보다 2년 늦춰진다.(자료:보건사회연구원)

앞서 통일을 이룬 독일의 경험으로 보면 향후 북한의 출산율이 더 급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1990년 통일 전 동독은 가족정책 장려로 서독보다 높은 출산율을 보였으나 통일 직후 서독보다 낮아졌다가 2007~2008년부터 서독보다 높아졌다. 통일 후 동독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새로운 환경의 적응, 이전까지 쌓아왔던 많은 특권을 버려야 한다는 점 때문에 결혼, 이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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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 보사연과의 공동 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은 독일연방인구연구소의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소장은 “동·서독 간의 인구변화는 통일 이후 비슷하게 수렴되는 경향이 있는데 혼외출산 비율은 예외적으로 여전히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동독은 출생아 10명 중 6명이 혼외출산되고 있을만큼 국제적으로도 높은 비율을 보이는데 분단·통일과는 무관하며, 종교·문화적 차이에 따른 영향”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3~6살 아이를 둔 전일제 워킹맘의 비율도 서독보다 동독이 높은데 통일 이후에도 차이가 여전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상호 원장은 “통일 때 생산가능인구 규모가 늘어나는 등 효과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의 교육수준이나 직업, 건강수준 등을 고려할 때 노동생산성 저하와 질병, 산재 등 위험발생률 증가로 사회보험 부담이 증가할 우려도 있다”며 “남한 노인의 빈곤율도 높은 상황에서 통일 이후 노인빈곤 문제가 더 악화될 가능성도 높은 만큼 통일에 대비한 사회보장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수지 황보연 기자 su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