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사기업인 케이티(KT)의 채용과 보직이동까지 깨알같이 챙겼다. 최순실씨의 광고업체 ‘플레이그라운드’를 위해서였다.
20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소장을 보면, 박 대통령은 안 전 수석에게 2015년 1월 및 8월께 “이00라는 홍보전문가가 있으니 케이티에 채용될 수 있도록 케이티 회장에게 연락하고 신아무개씨도 이씨와 호흡을 맞출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안 전 수석은 당시 박 대통령에게 지시를 받은 다음 황창규 케이티 회장에게 연락해 “윗선의 관심사항인데 이씨는 유명한 홍보전문가이니 케이티에서 채용하면 좋겠다. 신씨는 이씨 밑에서 같이 호흡을 맞추면 좋을 것 같으니 함께 채용해 달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황 회장은 같은해 2월 이씨를 전무급인 ‘브랜드지원센터장’으로, 신씨는 12월 ‘아이엠시본부 그룹브랜드 지원담당’으로 채용했다.
이씨는 문화계 황태자로 불렸던 차은택 광고감독과 ‘영상인’이라는 광고제작업체에서 함께 일했다. ‘영상인’에서 이씨는 기획실장으로, 차 감독은 연출자로 일했다. 당시 대표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부 장관이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이영렬 본부장)는 사기업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개입이 채용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채용토록 한 인물들이 ‘플레이그라운드’에 광고를 몰아줄 수 있는 위치로 직책변경까지 지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전무가 채용된지 8개월 만인 2015년 10월 안 전수석에게 “이동수, 신 아무개씨의 보직을 케이티의 광고업무를 총괄하거나 담당하는 직책으로 변경해주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어 안 전 수석은 또 황 회장에게 연락해 “이 전무를 아이엠시 본부장으로, 신 아무개씨를 아이엠시 본부 상무보로 인사발령 내달라”고 요구했고, 황 회장은 안 전 수석의 요구대로 보직을 변경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