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 국민대학교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내정한 것은 면피성 인사'라며 " 총리임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3일 오후 서울 성북구 정릉 국민대학교에서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생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김병준 교수를 총리로 내정한 것은 면피성 인사'라며 " 총리임명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지난해 11월3일, 박근혜 정부는 국정교과서를 확정 발표했다. 그로부터 꼭 1년, 올해 ‘학생의 날’엔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분노한 대학가에서 시국선언이 잇따랐다. 종교계 시국선언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전국교육대학교 12곳과 사범대학 22곳 학생들은 이날 '전국 예비교사 동시다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지금 이순간은 앞으로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기조차 부끄러운 역사의 한순간”이라며 “언젠가 교단에 서서 2016년을 가르쳐야 할 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거리의 살아있는 민주주의를 가르칠 수 있도록 지금 할 수 있는 것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대 학생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의 총리직 지명 제안을 수락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비판했다. 이들은 “명백한 면피성, 책임회피성 총리 임명에 동의한 김 교수에 제자로서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시국대회를 열고 서울대 본부부터 지하철 2호선 신림역까지 행진했다. 행진에는 300여명 이상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10월26일부터 시작된 대학가 시국선언은 지난 1일 100곳을 돌파한 상태다. 전국 40여개 총학생회와 17개 대학생단체는 오는 5일 서울 대학로에서 전국대학생시국대회를 열 예정이다.

종교계도 잇따라 시국선언을 발표하고 있다. 원불교시민사회네트워크는 대통령 사퇴를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특히 최순실씨와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씨를 둘러싼 의혹을 언급하며 “무기체계로서 검증되지도 않은 사드를 성주와 김천 주민들의 의사를 무시한 채 종교성지 인근에 일방적으로 배치하겠다고 밀어붙이는 박근혜 정부의 속내가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광주YMCA, 광주YWCA, 광주NCC, 광주CBS를 비롯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 기독교장로회, 청주 나눔교회 등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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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등 일본군 ‘위안부’ 관련 단체들은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이 한일관계, 남북관계 등 주요 외교안보 영역에까지 영향을 미친 사실이 확인됐다”며 “박근혜 정권이 해야 할 일은 파탄과 파국의 정치를 멈추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와이더블유시에이(YWCA)연합회에서 ‘한국여성지도자상’ 특별상을 받은 김복동 할머니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일본에게 사죄와 배상을 요구해야 할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에서 주는 돈을 좋다고 받았다. 국민을 속이고 자기네들 마음대로 권력으로 희롱한 박근혜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