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하던 대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10월 27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앞에서 박 대통령 하야 등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하던 대학생이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연합뉴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이 최근 “박근혜 하야하라, 최순실 구속하라”를 외친 대학생들을 강제 연행하는 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아 대학생들을 풀어줬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다가 누리꾼들의 몰매를 맞고 있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은 무섭고 딱딱한 경찰 이미지에서 탈피해 재밌는 글과 시의성 있는 영상을 게시하면서 정부기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소통의 대표주자로 불려 왔다.

지난 27일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가 열린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행사장 앞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대학생들이 기습시위를 벌이려다 경찰에 강제 연행됐다. 대학생 6명은 미리 준비한 현수막을 펼치려다 실패했고, 현수막에는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 ‘나와라 최순실 탄핵 박근혜’등이 쓰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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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부산 경찰이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채 대학생들을 과격하게 연행했다가 시민들의 항의를 받고 대학생들을 풀어줬다는 <부산일보> 등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러자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은 <부산일보>의 보도를 링크하며,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즉시강제(위험발생방지) 격리하기 위해 차에 태운 것으로, 바로 훈방조치 했기 때문이 미란다원칙을 고지하지 않은 것이지 현장에서 시민들이 미란다원칙에 대한 항의가 있어서 훈방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라는 해명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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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페이스북과 댓글창 갈무리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부산경찰청 페이스북과 댓글창 갈무리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수백개의 댓글을 달며 항의했다.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위험발생방지라면서 입은 왜 막아요? 말하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일이 생겨요?”, “미란다건 뭐건 그 학생들 왜 잡아가나? 행사를 망쳤나? 공직자를 때렸나?”, “경찰이면 대학생들 입도 함부로 막고 목도 꺾을 수 있나”, “국민은 국민의 의견을 왜 말 못하나요?” 등의 글을 남겼다. 또 한 누리꾼은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시는 경찰이십니까? 권력에 빌붙으시는 견찰입니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페북으로 착한 척 이미지 메이킹 하더니 결국 수준은 어린 학생 하나 여러 명이 잡아서 패는…”, “오늘도 검열하느라 수고하십니다”라는 반응도 있었다.

비판이 이어지자 부산경찰청 페이스북은 전혀 다른 내용의 게시물로 페이스북 포스트를 대체했지만, 누리꾼들은 400개가 넘는 댓글을 달며 계속해서 부산 경찰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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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벡스코에서 열린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 박람회 개막식 참관을 위한 것으로 앞서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첫 외부 행사 참석이었다. (▶관련 기사 : [포토] 박 대통령 사과 뒤 첫 외부 일정…행사장 곳곳 빈자리)

강민진 기자 mjka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