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명 경찰청장
강신명 경찰청장

강신명 경찰청장이 시민들의 헌법적 기본권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시대착오적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다.

‘3차 민중총궐기’ 관련 간담회민중본부 “개탄 금할 수 없다”

강 청장은 21일 오전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광화문광장에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 자체만으로도 공안(공공의 안녕과 질서)에 위협이 된다”고 말했다. 평화적으로 진행됐던 지난 5일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민주회복·민생살리기 범국민대회’(2차 민중총궐기)를 언급하며 “5000명이 참가한다고 신고해놓고 수만명이 참가하는 집회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그는 “(지난 19일 광화문광장 문화제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위협했지만 많이 자제를 했다. 그 정도는 해산명령을 해야 하고, (해산명령에) 불응할 때는 체포를 해야 하지만 준법시위 문화 분위기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보고 해산명령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19일 문화제가 ‘공안을 해쳤다’고 본 근거로 “광화문광장 양쪽에 (차가 다니는) 대로가 있다”는 점을 들었다. 광화문광장에 몰린 인파가 자칫 도로로 밀려나올 경우 교통사고 등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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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현재를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국가가 완성된 시대”라고 규정하며 “독재시대에는 경찰관을 공격해도 저항권이 인정됐지만, 지금은 평화(집회)를 넘어 준법(집회)으로 한 단계 나아가야 한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5000명이 온다고 (집회 신고를) 하고 3만명이 오는 것도 폭넓게 규제해야”하고 “종로 등 참가인원에 따라 교통 소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지역에선 행진 인원 등을 표준화·세분화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강 청장의 이런 발언은 광화문광장 등에서는 집회는 물론 문화제 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그 어떤 행위도 금지할 수 있고, 사실상 집회 참가자 수를 경찰이 정할 수도 있다는 논리와 다름없다. 시민의 기본권과 안전을 보호해야 할 치안 총책임자로서 자질을 의심케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중총궐기투쟁본부는 “강 청장의 발언대로라면 국민들이 집회가 열리는지조차 모르는 게 가장 좋은 집회이지 않겠느냐”며 “얼토당토않은 궤변으로 국민의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