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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일하느라 사전투표도 못했는데… 당일 투표 더 눈치봐야 하는 알바들

등록 :2014-06-02 20:33수정 :2014-06-02 21:57

유통·서비스업 비정규직들
일 때문에 사전투표 놓쳐도
당일 ‘대목’…고용주에 요구 부담 

투표시간 청구해도 보장안하면
선관위 신고…과태료 1000만원
옷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권아무개(33)씨는 6·4 지방선거 투표를 포기했다. 점주 눈치가 보여서다. 오전에는 손님이 적어 권씨 혼자 일한다. 투표를 하겠다고 출근 시간을 늦춰 달라고 하기 어렵다. 손님이 많은 오후에는 투표소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꺼낼 수도 없다.

권씨는 사전투표를 하려고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주말마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투잡족’인 그는 주말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권씨는 “예비군 주말 훈련제가 도입된 뒤 직장에서 ‘주말에 가지 않고 왜 평일에 예비군 훈련을 가느냐’는 말을 들었다. 괜히 투표 이야기를 꺼냈다가 ‘왜 사전투표 안 하고 근무 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하느냐’는 말이 나올까봐 일찌감치 포기했다”고 했다.

지난달 30~31일 진행된 6·4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이 11.49%에 이르는 등 투표 열기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유권자 474만여명이 남들보다 일찍 참정권을 행사했다. 그러나 권씨처럼 이런 열기가 투표권 행사에 부담이 되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대기업을 비롯한 상당수 직장은 투표일이 휴무이지만, 유통업 등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는 시간제 노동자나 비정규직들은 참정권 행사에 여전히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투표 참여 기회를 늘리려는 취지로 도입된 사전투표제가 정규직들의 투표 편의만 확대하고, 고용 조건이 열악한 비정규직의 투표권 행사는 더 움츠리게 만드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은 “투표일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서비스업종에는 대목이기도 하다.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투표를 위해 근무 시간을 조정해 달라고 말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며 “대기업 프랜차이즈 업종 등에서 대체 인력을 쓰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6·4 지방선거 당일 정당하게 투표시간을 청구했으나 고용주가 이를 보장해주지 않는 경우 관할 선관위나 대표전화(1390)로 신고해달라고 2일 안내했다. 이번 지방선거부터는 바뀐 선거법에 따라 근로자가 사전투표 기간과 선거일 모두 근무할 경우,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고용주에게 청구할 수 있으며, 고용주는 사전투표를 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선거일에 투표시간을 보장해줘야 한다. 근로자의 투표시간 청구를 거절한 고용주에게는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선관위는 또 국무총리실 등 정부부처와 민간단체, 기업협회장에게 공문을 보내 산하기관과 회원 기업의 소속 임직원들이 선거일에 투표할 수 있도록 투표시간을 보장해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현장 근로자, 비정규직, 일용직 근로자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보장해달라고 했다. 박승헌 이세영 기자 abc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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