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취업 카페들이 ‘익만남’의 장이 되고 있다. ‘익만남’이란 온라인 익명게시판에서 신분을 감춘 채 대화를 하다가 실제 만남까지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

1일 대표적인 취업 카페인 ‘취업뽀개기’와 ‘닥치고취업’ 등의 익명게시판을 보면 “영화나 미술관 친구 할 익녀 있어?” “다음 주말에 나랑 경주 놀러갈 익남 있어?” 등 ‘익만남’ 글들이 넘쳐난다. ‘익만남’은 지역·나이·취향 등 원하는 조건을 올리면 상대가 댓글을 달고 이에 다시 댓글을 다는 식으로 이뤄진다. 대화는 비공개다. 댓글로 대화하다 메신저 주소나 전화번호를 교환한 뒤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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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무개(24)씨는 “취업 준비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익만남을 통해 비슷한 사람끼리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다”고 했다. 임아무개(27)씨는 “취업 카페에 들어오면 전체적으로 우울한데 익만남을 하면 그런 게 좀 사라지고 운 좋으면 짝도 찾는다”고 했다.

사진이나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위험’이 따르기도 한다. 게시판에는 “메신저 하다 튄 익녀야. 사진 공개해 줄까”라며 갑자기 연락이 끊긴 상대의 사진을 공개할 수 있다는 협박성 글이 올라오기도 한다. “사진을 보니 내 최근 사진이다. 고소 들어간다”며 자신의 신상이 드러난 것에 반발하는 글도 있다. “용돈 받고 스킨십 할 익녀 있어?” 등 성적 만남을 제안하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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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취업준비생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과 가까워지려는 욕구가 익만남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욱 기자 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