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혜걸 의학채널 <비온뒤> 대표가 황우석 박사(전 서울대 교수)에 대한 지지 글을 올려 온라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홍 대표는 지난 18일 밤 <허핑턴포스트코리아>에 올린 ‘황우석과 나’라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방송 등에서 황 박사를 지지하게 된 과정을 설명한 뒤 “나는 지금도 황우석의 진정성을 믿는다. 적어도 그가 처음부터 각본을 짜고 실험결과를 조작했다고 보지 않는다”며 “첫번째 줄기세포의 성공을 확신했으며 이후 연구에서 오는 중압감에서 일선 연구진들의 허위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황 박사보다는 연구진들에게 ‘논문조작’의 일차적인 책임을 돌린 것이다.

PD 수첩의 논문 조작 보도와 관련해 그는 “이런 상상을 해본다”며 “누군가 황우석과 피디수첩 팀을 만나 중재와 조정에 나선다. 피디수첩 팀은 국가의 위신을 생각해 방송을 유예하고 황우석 팀은 적절한 선에서 자신이 먼저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했으면 어떠했을까”라고 말했다.

광고

그는 또 자신이 황 박사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내세웠던 논리를 소개하며 PD수첩팀에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홍 대표는 “황우석의 난자채취 과정이 윤리적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어긋난다는 것이 피디수첩 팀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글로벌 스탠더드를 적용한다면 목화씨를 훔쳐 갖고 들어온 문익점은 영락없이 밀수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은 어떤 과정을 통해 습득되었는가. 퇴역한 일본 기술자들을 초빙해 그들이 술자리에서 한두 마디 떠드는 것을 주워담아 이룩한 것 아닌가. 그들에게도 진실을 밝힌다는 명목 아래 산업스파이 혐의를 덧씌워 타박하는 게 언론의 사명인가”라며 “나는 세상을 순백으로만 설명하려는 그들의 편협함이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황우석에게 적어도 학술적으론 재기의 기회는 없어 보인다. 최근 대법원도 그의 서울대 교수 파면조치는 정당하다는 취지의 유죄판결을 확정지었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당시 전세계 과학기술을 선도하던 한국인 과학자의 포효를 잊지 못한다”고 황 박사를 다시 한번 옹호했다. 그는 “만시지탄이지만 한국인이 개척한 줄기세포 연구 분야에서 새로운 영웅이 태어나길 조심스레 기원해본다”고 덧붙였다.

광고
광고

홍 대표의 글에 대해 온라인에선 비판적 여론이 많은 편이다. 한 트위터리안(@so***)은 “함익병의 소신발언에 감명받은 홍혜걸도 자신의 오랜 소신을 드러내는데”라고 꼬집었다. 다른 트위터리안(@mi***)은 “홍혜걸 씨 글의 제일 짜치는 부분은 내용이나 주장이나 의견이 아니라 ‘나에게 좋은 것= 좋은 것, 나에게 안 좋은 일= 나쁜 것’이라는 구체적 조작 기풍의 유치한 사고방식이 너무 적나라하게 반영되어 나타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Re***의 누리꾼도 “홍혜걸은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는 듯 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며 “글의 마지막 문단을 보면 여전히 과학적 날조로 밝혀진 사기극을 국가적 이익이라는 이념으로 덮으려는 무지몽매함에 치가 떨릴 지경”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트위터리안(@le***)은 “(글의 제목인) ‘황우석과 나’를 ‘왕과 나’로 고쳐 읽어야 할 듯”이라고 풍자했다.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