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방화동 방화대교 남단과 올림픽대로를 연결하는 접속도로를 건설하는 공사 도중 붕괴사고가 일어나 노동자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고정돼 있어야 할 접속도로 상판이 무게중심을 잃고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해 안전관리 소홀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30일 서울 강서소방서·강서경찰서·서울시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오후 1시4분께 방화대교 남단 ‘방화대교 증축 공사’ 현장에서 접속도로 상판이 무너져 현장 노동자 최아무개(52)씨와 허아무개(50)씨가 숨지고 김아무개(60)씨가 크게 다쳤다. 이들은 모두 중국동포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사고 당시 상판 위에서 방호벽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 접속도로 양옆으로 차량 등이 떨어지지 않도록 콘크리트로 방호벽을 세우는 공사였다. 작업 도중 상판이 기울면서 이들 노동자가 중장비와 함께 7m 아래로 떨어지고, 뒤이어 상판이 떨어져 이들을 덮쳤다. 상판은 너비 3m에 길이 47m, 무게 150t에 이른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은 현장에 있던 노동자 3명 가운데 최씨와 김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최씨는 숨졌다. 상판 아래에 깔려 있던 허씨는 오후 6시께 숨진 채로 발견됐다.
사고가 난 공사는 서울시가 강서구 일대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사업비 1098억700만원을 들여 2005년부터 시작했고, 내년 6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발주했으며, 시공은 금광기업과 흥륭종합건설, 감리는 삼보기술단이 맡았다. 사망 노동자가 작업하던 콘크리트 타설 공사는 한백건설이 하청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 15일 노동자 7명이 숨진 ‘노량진 배수지 수몰 참사’에 이어 시가 발주한 공사 현장에서 사고가 잇따르자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오후 3시20분께 사고 현장을 찾아 “연이은 사고에 참담한 심정이다.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이 정리되는 대로 시공사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과 과실 유무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이날 논평을 내어 “7월에만 건설노동자 13명이 사망했다. 반복되는 건설현장 재해는 공기를 단축해 비용을 줄이려는 건설문화와 ‘솜방망이 처벌’에서 비롯된다. 정부는 대형 참사를 막기 위해 사업주 처벌 강화 등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욱 박기용 기자 da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