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찬 NHN 미디어센터장
윤영찬 NHN 미디어센터장

4월1일 오후 2시, 하루 1800만명이 찾는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가 크게 바뀌었다. 여러 언론사의 기사가 섞여서 무작위로 노출되던 기존의 뉴스캐스트에서 이용자별로 선택한 자신만의 매체(첫화면에 최대 12개)가 나타나는 ‘뉴스스탠드‘다. 사실상 국내 최대의 뉴스플랫폼이 되어 뉴스 전달과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네이버의 뉴스는 인터넷시대의 새로운 뉴스 유통방식인 동시에 한국 언론의 민낯이 드러나는 가장 치열한 경쟁환경이기도 하다.

그 결과 네이버 뉴스는 각 언론사의 다양한 뉴스를 빠르게 전달하는 기능도 했지만, 언론사들이 선정적 뉴스와 낚시제목을 갖고 경쟁하는 공간으로 기능했고, 그 폐해는 갈수록 커졌다. 최근 한 누리꾼은 네이버 기사 제목에 ‘충격’ ‘경악’ ‘알고보니’ 등을 남발하는 언론사들을 자동선정하는 ‘충격고로케(hot.coroke.net)’라는 사이트를 만들어 언론의 선정적 편집을 꼬집었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를 총괄하는 윤영찬 미디어센터장을 지난 달 29일 분당 엔에이치엔(NHN) 사옥에서 만나, 네이버가 고심 끝에 뉴스 서비스를 바꾸기로 한 결정의 배경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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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 뉴스 편집을 자동집계하는 패러디 사이트 충격고로케
선정적 뉴스 편집을 자동집계하는 패러디 사이트 충격고로케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를 통해서, 이용자와 매체사에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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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매체의 주요하고 인기있는 뉴스를 인터넷에서 편리하게 이용자에게 보여줄 수 있다. 언론사엔 이용자와의 만남이 인터넷으로 인해 일정정도 한계가 생겼났는데 네이버가 그 만남의 지점을 확대시켰다고 본다. 뉴스의 절대 소비량도 늘어났다. 언론사는 이 접점을 통해 이용자에게 신속하게 뉴스를 전달할 수 있다. 또 언론사 직접 연결(아웃링크)과 검색 등을 통해 언론사가 인터넷에서 새로운 사업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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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캐스트 4년 운영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네이버가 직접 뉴스를 생산하지 않으면서 편집을 하는 게 늘 고민이었다. 포털에 노출되는 기사를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첫 모델을 시도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간에 괴리가 있었다. 언론사들이 가장 좋은 콘텐츠로 질적 경쟁을 펼칠 것이라 기대했지만 언론사들은 방문을 늘리려는 단기적 이해에 목을 맬 수밖에 없는 현실이었다. 결국 좋은 콘텐츠를 편집하는 매체가 불이익을 받는 가슴아픈 현실이 이번 전환의 배경이다. 부작용도 있었지만 직접 언론사가 이용자와 접점을 통해 뉴스를 보는 습관을 만든 것은 긍정적이다. 이용자들이 다양한 매체를 보면서 선택할 수 있고 언론사별 고유 논조를 비교하면서 소비할 수 있는 구조는 긍정적이라고 본다.”

-언론사에 편집권과 트래픽을 돌려주겠다며 만든 뉴스캐스트가 인터넷 선정적 뉴스의 배경이 됐는데?

“이용자들이 섞여 있는 뉴스뭉치에서 기사와 제목별로 뉴스를 이용했다. 보고 나서도 어떤 매체인지, 누가 썼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개별 기사단위로 소비되는 문화가 뉴스를 가볍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언론사와 기자의 브랜드가 중요해져야 뉴스콘텐츠의 질이 강화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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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는 선정적 뉴스를 걸러내기 위해 노력했었나?

“지난한 과정이었다. 뉴스캐스트를 처음엔 언론사별 보기로 시작해, 선정적 기사 늘어나자 1년 뒤 주제별 보기로 바꿨다. 역시 선정적 편집들이 늘어났다. 외부전문가들로 옴부즈맨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단체 통한 모니터링도 운영하면서 선정적 기사에 대한 3시간 노출 배제 등의 개선시도도 해왔지만 항상 제한적 효과밖에 없었다. 2011년에는 뉴스캐스트에 더 이상 언론사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 현재의 선정성 문제가 정해진 뉴스페이지뷰를 언론사가 나눠 갖는 구조에서 생겨난 것인데 더 많은 언론사가 들어오면 더 선정적 구조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보았다. 선정기준을 둘러싸고 언론사와의 마찰과 편집권 침해 문제도 곤혹스러웠다. 기준이 완벽할 수는 없지만 어떤 식으로든 규칙은 필요하다고 보아, 지금까지 적용해왔던 것이다. 우린 언론사의 편집권을 존중하다는 게 기본적 판단이었다.”

-기사 제목이 바로 노출되던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뀌면, 네이버 첫화면에서 각 언론사들의 기사를 직접 볼 수 없고 각 언론사를 선택해서 다시 한번 클릭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겨나는데?

“기사를 읽으려면 한 단계 더 들어간다는 불편함 인정한다. 페이지뷰가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그렇다고 현재까지의 방식은 어느 언론인지도 모르고 뉴스를 읽으러 들어갔다가 1페이지만 보고 빠져나오는 구조다. 충성독자가 더 늘어나고 이들이 적극적으로 해당 매체를 이용하도록 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수동적 이용이 중심이었던 구조를 바꿔야 하지 않겠나?”

-뉴스스탠드를 설정할 이용자가 많지 않아 보이는데, 새 시도가 실패할 경우 과거로 돌아가는가, 새롭게 개편할 것인가?

“이용자가 기존보다 불편해지는 부분은 네이버가 더 고민하고 방안을 내놔야 할 것이다. 뉴스스탠드가 만약 실패할 경우 그 이후의 방향은 아무 것도 결정된 것 없다.”

-검색업체는 검색조작(어뷰징)을 걸러내는 게 관건이다. 뉴스에서도 마찬가지여야 하는데, 네이버는 ‘낚시뉴스’의 플랫폼이 됐다. 결과적으로 뉴스 어뷰징을 일상적으로 하루 1800만 네이버 방문자에게 전달하는 공간이 됐다는 비판에 대해서?

“현실과 이상의 괴리 문제다. 네이버라는 포털은 언론사와 같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언론사가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주면 네이버도 좋아지는 것이다. 언론사의 선의를 믿고 갈 수밖에 없다. 그 구조 위에서 네이버가 가속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안타깝지만 일정부분 책임도 통감한다. 그래서 욕을 먹으면서도 바꾸려고 다양한 노력을 해온 것이다. 플랫폼을 운영하면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언론사와 이용자의 요구가 일치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 긴장과 갈등을 플랫폼 제공자인 네이버가 고스란히 받아가야 한다. 선정성, 연성화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에도 현실은 움직이지 않았다.”

-네이버는 자신을 미디어라고 보는가, 플랫폼이라고 보는가?

“형식은 플랫폼으로 출발했는데 결과는 점점 미디어가 되고 있다. 그래서 책임감도 가져가야 한다고 본다.”

분당/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