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를 통해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배임 혐의가 드러남에 따라, 우리나라 기독교계 최고 실력자 가운데 한 명인 그도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011년 9월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조 목사와 아들인 조희준 영산기독문화원 사무국장의 배임 혐의 수사에 착수했다. 교회도 자체적으로 위원회를 꾸려 진상조사에 나섰고, 조 사무국장이 가지고 있던 주식을 교회가 적정가보다 훨씬 비싸게 사준 행위에 대해 “절차적으로 매우 적절치 못한 투자로 교회에 손실을 입힌 것이 확인됐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해 5월 발표했다. 검찰은 수사 착수 1년3개월 만인 지난해 12월4일, 조 사무국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의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시효 10년이 만료되기 직전이었다.

검찰이 작성한 조 사무국장의 공소장을 보면, “조용기 목사는 교회 자산을 취득함에 있어서는 취득하는 자산의 적정 가액이 어떠한지 평가해 교회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그 임무에 위배해 전문가에 의한 주식평가 절차 및 교회 내부에서 거쳐야 하는 필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채 아이서비스 주식 25만주를 매수”했고, “(조 사무국장은) 조 목사에게 보고하여 승인을 득하는 등으로 조 목사의 매수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돼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조 목사를 사실상 주범으로 지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광고

2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사무국장에 대한 공판에서도 변호인은 “조 목사는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이고 피고인은 아무런 직책 없는 신자에 불과하다. 당회장 업무를 아들과 합의했다는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교회의 주식 매입 업무의 최고 책임자는 조 목사라는 얘기다.

검찰이 ‘공범’으로 규정하면서도 조 목사의 기소를 늦춘 것은 추가로 포착된 탈세 혐의 때문이다. 주식을 비싸게 매입한 게 증여가 아니라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조 원로목사가 교회 간부들, ㅅ회계법인 회계사, 세무사 등과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일반적인 금전대차 거래로 위장한 각종 서류를 작성해 과세당국에 제출했다는 사실을 검찰이 확인한 것이다. 허위 자료를 제출하는 등 ‘사기,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수십억원의 세금을 피했다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의 조세포탈죄를 적용할 수 있다.

광고
광고

검찰 관계자는 “조 목사 쪽에서 이런 주식거래가 과세 대상이 안 된다는 판례를 제출해 법리를 검토중”이라며 “공범인 조희준씨를 기소했기 때문에 배임죄만으로라도 조 목사를 기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태규 이경미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