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박근범)는 21일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방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조웅(76) 목사를 체포했다.
조 목사는 지난 15일과 18일, 인터뷰 형식으로 박 당선인과 관련한 내용을 뚜렷한 근거 없이 주장했으며, 이날 ‘3차 폭로’를 예고한 바 있다. 조 목사의 발언을 담은 동영상은 유튜브를 통해서도 유포됐다. 조 목사는 뚜렷한 근거 없이 고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를 폭로하거나, 최 목사의 사위인 정윤회씨가 박 당선인의 배후에서 인사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목사는 이외에도 박 당선인이 북한을 방문했을 때 수백억원을 가지고 갔다는 등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20일 자유청년연합이라는 단체의 고발장을 접수한 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 배당했다. 검찰은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21일 오후 6시30분께 인터넷방송과 인터뷰 중인 조 목사를 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목사의 비방 정도가 매우 심하고, 추가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예고해 추가 피해가 우려되는 등 ‘사안의 긴급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조 목사가 이전에도 3차례나 명예훼손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만큼 22일 조 목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한편, 이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통신심의소위원회는 박 당선인이 문제의 동영상에 대해 직접 심의를 신청하자, 접수 하루 만에 긴급회의를 열어 동영상 79건에 대한 삭제 결정을 내렸다. 김택곤 통신심의소위 위원장은 “명예훼손 권리 침해 사안은 당사자가 직접 신청해야 한다는 요건이 있어 박 당선인이 대리인을 통해 주민등록등본 사본을 보내 권리 구제를 신청했다. 다른 사안에 견줘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회의와 결정을 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경신 심의위원은 “심의위원들이 사안을 검토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이는 절차상 심각한 문제”라고 항의하며 회의 도중 퇴장했다.
김태규 유선희 기자 dokb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