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초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다스 실소유 의혹 등을 수사했던 정호영(64) 비비케이(BBK) 특별검사팀이 다스에서 130억~150억원의 비자금이 조성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를 수사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이에 대한 수사가 이뤄져 비자금 조성 경위 및 사용처가 밝혀지면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도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이광범 특별검사팀이 수사중인 서울 내곡동 사저 터 사건과 관련해 이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34)씨가 사저 터 매입자금 6억원을 이상은(79) 다스 회장에게서 현금으로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정호영 특검팀이 수사하지 않은 다스 비자금과 이 돈의 관련성이 주목된다. 정호영 특검팀 등 당시 수사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8일 “2008년 1~2월 특검 수사에서 다스에 대한 광범위한 계좌추적이 이뤄졌고, 그 결과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 동안 130억~150억원의 부외자금(비자금)이 다스에서 조성된 사실을 확인하고도 수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시 이 자금을 관리하던 다스 경리부서의 간부가 이 돈에서 3억원을 빼내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사용한 사실도 확인했으며, 그 사람을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호영 특검팀은 2008년 2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다스에서 비자금이 조성된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비자금 조성 책임자를 찾아내 기소하지도 않았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다 밝혀내지 못한 부분을 검찰이 계속해 수사하도록 요청해야 하지만, 다스 비자금과 관련해선 이런 조처도 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정호영 특검팀이 의혹 규명을 일부러 비켜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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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대 규모의 비자금 조성은 횡령과 탈세로 처벌받을 수 있는 사안이다. 당시 특검팀은 2003~2008년 5년간의 다스 관련 계좌를 추적했다고 밝힌 터라,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일 때 적용되는 공소시효 10년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다. 정호영 특검은 수사기한 만료와 함께 비자금 관련 내용이 포함된 수사기록 일체를 검찰에 넘겼고, 검찰이 이를 보관중이다.

이에 대해 당시 특검보였던 이상인 변호사 등은 “특검 당시의 일에 대해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 특검께 물어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정호영 변호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최근 며칠 동안 사무실과 집을 찾아가고 전화를 했으나 접촉이 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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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김정필 황춘화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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