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노동자 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서울 종로구 소격동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공사현장의 대형 화재는 지하층에 임시로 설치한 조명등에서 일어난 작은 불꽃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27일 오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소방방재청·고용노동부·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합동으로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 결과를 설명했다. 경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화재 당일 오전 11시17분께 지하 2층과 지하 3층을 터서 만든 기계실의 천장에서 화재가 시작됐다.
천장에 매단 임시 조명등에서 불꽃이 일었고, 2분여 뒤 이 불꽃이 천장으로 옮겨붙었다. 당시 천장은 불이 붙기 쉬운 우레탄폼으로 덮여 있는 상태여서 불은 순식간에 천장 전체를 태운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기합선으로 조명등에서 불꽃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중이다.
불은 지하 3개 층을 연결하는 통로와 통풍구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강상문 종로경찰서 형사과장은 “지하 3층에서부터 단계적으로 불이 올라왔다면 대피할 여유가 있었을 텐데, 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번지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유족들이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던 용접작업과 관련해, 경찰은 화재 당일 오전 용접작업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고 발생 직전인 9시께 용접작업이 마무리됐기 때문에 오전 11시 이후 일어난 화재와는 직접 연관이 없다고 결론지었다.
경찰은 “시공사의 일부 관리부실 정황이 확인된 만큼, 인부를 사망 또는 부상에 이르게 한 혐의가 입증되는 대로 지에스(GS)건설 관계자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