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사회일반

“구럼비 폭파하려면 신앙인부터 폭파하라”

등록 :2012-03-06 15:20

6일 오전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염원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영상갈무리/ 조소영피디
6일 오전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해군기지 건설 반대를 염원하며 미사를 드리고 있다. 영상갈무리/ 조소영피디
발파 임박…‘해군기지건설 중단’ 촉구 미사
강풍 보다 더 간절한 바람으로 평화 기원
“8일 이후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냥 기도가 아니라, 실천을 통한 기도를 해야 합니다. 8일 발파 승인이 된다면, 구럼비를 지키기 위해서 방어막 펜스를 물리력으로라도 다 끌어내고 구럼비로 가겠습니다. 구럼비를 폭파하려면 우리, 신앙인부터 폭파해야 합니다.”

6일 오전 11시.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동에 부는 바람은 거셌다. 그러나 제주해군기지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며 미사를 진행하는 신부들의 목소리는 더욱 거셌다.

이강서 신부는 이날 미사를 마무리하며 “구럼비를 폭파하려면 신앙인부터 폭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정현 신부는 “강정에 평화를, 강정에 평화를”이라고 목이 터져라 외쳤다. 미사에 참가한 30여명의 마을주민과 외지에서 온 ‘강정지킴이’들도 문 신부를 따라 목이 터져라 ‘강정에 평화’를 외쳤다.

강정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오전 미사를 마친 신앙인과 시민들이 153배를 올리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은총의 숫자 ‘153’ 만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염원을 가지고 지난해 8월25일부터 해오고 있다.   영상갈무리/조소영피디
강정 해군기지 정문앞에서 오전 미사를 마친 신앙인과 시민들이 153배를 올리고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은총의 숫자 ‘153’ 만큼 해군기지 건설 반대 염원을 가지고 지난해 8월25일부터 해오고 있다. 영상갈무리/조소영피디

강정은 지금 태풍의 눈 한 가운데 있다. 5일 우근민 제주도지사가 오충진 제주도의회 의장 등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해군기지 공사 보류”를 요청함에 따라 해군기지 건설 계획 전면 재검토로 가기 위한 ‘디딤돌’을 하나 마련한 셈이다.

그러나 지난 3일 대림건설 등 해군기지 건설 시공사들이 ‘화약류 사용 허가 신청서’를 서귀포경찰서에 제출했고, 서귀포서장이 8일께 승인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8일까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강서 신부는 “지난 2월22일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하면서 해군기지 강행 의사를 밝히자마자, 조현오 경찰청장은 서귀포경찰서장을 비제주 출신으로 교체했다”며 “삼성물산과 대림건설 등 해군기지 시공사들은 4·11총선에서 야권이 ‘해군기지 백지화와 완전검토’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고, 총선 이후 정세가 바뀌면 실제 전면 재검토가 진행될 것을 대비해 2월20일에서 3월20일 사이에 구럼비를 발파하겠다는 절박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귀포시가 고향인 김학철 전 서귀포경찰서장은 임명된 지 두달 만인 지난달 하순 대기발령을 받았고, 이동민 총경이 서장이 됐다. 이 서장의 고향은 전북 익산이다. 이강서 신부는 “우리도 절박하고 그들도 돈으로 절박한 시점이지만, 평화가 이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오전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평화미사를 드리는 사람들을 위해 엄광현(오른쪽)씨와 아내 김정은씨가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있다. 영상갈무리/조소영피디
6일 오전 제주 강정 해군기지 정문 앞에서 평화미사를 드리는 사람들을 위해 엄광현(오른쪽)씨와 아내 김정은씨가 아코디언 연주를 하고 있다. 영상갈무리/조소영피디


5일 저녁부터 ‘구럼비 발파’를 걱정하며 전국 각지에서 이 곳 강정마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서울에 사는 평화활동가 ‘보라’는 “발파 소식을 듣고 구럼비가 너무 애달파서 한달음에 내려왔다”며 “주민들도, 활동가들도 구럼비 발파 자체를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발파 이후’가 되면 엄청난 혼란과 좌절이 생길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날 미사 마지막에는 구럼비 발파를 저지하기 위한 153배도 진행됐다. 미사에 참여한 19명의 신부들과 미사 참가 주민들은 강한 바람 속에 153번 절을 하며 ‘해군기지 전면 재검토’를 위해 기도했다.

미사가 진행되는 한켠에는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내려와 113일째 ‘강정마을 지킴이’에 동참하고 있는 오철근(65)씨가 삼보일배를 하고 있었다. 그는 강정사거리에서부터 강정교 올레길 입구까지 2시간 동안 네 바퀴를 돌며 “해군기지 중단”을 염원했다.

제주/글 박수진 기자, 사진 조소영 피디 jin21@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다짜고짜 아슬아슬 성교육, 아들 답이 걸작
“속옷 보일까 걱정…” 아시아나 왜 치마만 입나요
30대 이하에게 ‘나꼼수’는 ‘월간조선’이다
방통위원 김태호 PD에 “초등학교 나왔냐”
“박지성 선수, 산개구리는 이제 그만”


진실을 후원해주세요
용기를 가지고 끈질기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우리 사회에 드리운 어둠을 거둡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국민의힘이 자초한 ‘11월5일 이후’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여파는? 1.

국민의힘이 자초한 ‘11월5일 이후’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여파는?

8명 모임 허용 첫날 “연말특수 기대” “저녁 회식은 좀…” 2.

8명 모임 허용 첫날 “연말특수 기대” “저녁 회식은 좀…”

[단독] 유동규 비밀TF는 왜 성남시 자료를 만들었나 3.

[단독] 유동규 비밀TF는 왜 성남시 자료를 만들었나

예비군 백신 ‘얀센’ 효과 88%→3%…12월 추가접종 당길 듯 4.

예비군 백신 ‘얀센’ 효과 88%→3%…12월 추가접종 당길 듯

‘각자도생 게임’ 승자는 누구? ‘대장동 4인방 대질’ 고차방정식 수사 5.

‘각자도생 게임’ 승자는 누구? ‘대장동 4인방 대질’ 고차방정식 수사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더나은사회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
벗의 마음을 모아주세요
자유와 평등을 꿈꾸는 마음.
다른 이의 아픔에 눈물 흘리는 마음.
지구의 신음을 안타까워하는 마음.
그 마음을 함께하는 한겨레와 걸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