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트윗 접습니다. 잘 쉬고 새 소설 좀 쓰다가 돌아올게요. 더 씽씽한 글로 ㅎ 건투!!”

 비키니 시위와 관련해 나꼼수 쪽의 사과를 요구했던 소설가 공지영씨가 9일 트위터 절필을 선언했다.

 전날에는 “오늘 저녁 더 정신이 없었던 것은 멘션들을 보면서 이런 식으로 연예인이 자살할 수도 있었겠다고 절감했기 때문”이라고 공격당한 고통을 전하며 “정봉주 (전)의원의 말을 그의 요구대로 전하고도 이렇게 욕을 먹을줄은 꿈도 못꾸었기 때문이죠. 지금도 어안이 벙벙합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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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8일 홍성 교도소에 수감중인 정 전의원을 만나고 돌아온 공씨는 정 전의원이 비키니 시위를 비난한 삼국카페 앞으로 사과편지를 보냈다는 정 전의원의 말을 트위터에 올린 뒤 공씨를 비난하는 멘션이 쏟아졌다.

 공씨는 이와 관련해 “알바로 의심되는 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반 이상이 정말 나꼼수 팬이었다. 한 50명쯤 블럭(언팔)하며 자세히 약력과 트윗을 보았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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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또 비키니 시위 논란이 불거진 지난달말 사과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 한 트위터 이용자가 ‘나꼼수 멤버들과 친분도 있으신데 초기 문제제기를 그런 식으로밖에 할 수 없었나 아쉽다’는 맨션에 대해서도 “제가 나꼼수에게 사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편 정봉주 전 의원이 비키니시위 논란과 관련해 나꼼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삼국카페에 보낸 사과편지가 9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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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국카페 한 회원이 인터넷에 올린 편지 전문을 보면 정 전 의원은 “대한민국에서 진보의 가치를 지향하면서도 양성평등적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성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여성의 문제도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어 “삼국과 여성계가 지적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음은 물론 도달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을 느낀 적도 없었다”면서 “이런 부족하고 저열한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반성하면서 사과하다”고 밝혔다.

 그는 사과의 의미에 대해 “표면적으로는 ‘잘못했음을 인정하는 것’이지만 상처받은, 혹은 상처받을 수 있는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공감의 표시”라면서 “이성적인 대화이기도 하지만 감정의 근저에서 소통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사과는 내 몫이다. F4(나꼼수 4인방을 스스로 일컫는말)는 동심일체이다. 정봉주의 사과로 이번 사건을 종결짓기 바란다”라는 말로 사건의 파문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비키니 논란과 관련해 진보 매체들의 보도태도에 대해 “정봉주가 왜 석방돼야 하는지 제대로 보도한 적도 없으면서 내부 비판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서운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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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우리 진영끼리 피,아 구분 없이 난투극을 벌이려 하고 있고 또 그런 것을 자신의 도덕성, 고결함의 표상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오만함의 ‘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겨레>를 비롯해 상당수 진보매체가 정 전 의원 구속수감사태는 물론 그의 구속수감의 빌미가 됐던 비비케이 문제에 대해 집중적으로 보도한 데 비춰 그의 주장은 사실과 어긋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한 같은 편끼리 공격 운운하는 발언은 큰 사회적 파장에 비춰 단순히 진영간의 이해득실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에서 새로운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부 digitalnew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