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가 사법시험 등 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만을 위한 전용 건물을 짓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선 ‘대학이 지나치게 고시에 집착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강대는 23일 “신경영관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의 고시 전용 학습관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건물에는 독서실과 스터디룸, 동영상강의실, 수면실, 샤워실 등이 갖춰질 예정이다. 서울 주요 대학 가운데 고시생 기숙사를 운영하는 곳은 있지만, 학교 안에 고시반 전용 건물을 세우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르면 내년 2학기에 문을 여는 고시반 전용 학습관은 사법·행정·외무·시피에이(CPA)·변리사 등 5개 고시반과 법학전문대학원의 변호사시험 준비반 학생 등 300∼400명을 수용할 예정이다. 서강대는 완공 뒤에는 운영 상황에 따라 교원 임용시험이나 언론사 준비반 등의 수용 여부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강대 기획예산팀 관계자는 “현재 운영되는 고시반이 지하에 있어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며 “고시반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자는 공감대가 있어 지난달 이사회에서 건립안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양한 학문을 가르쳐야 할 대학이 ‘고시 학원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삼호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고시 합격자 수가 일부 대학평가와 학교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대학들이 지나치게 고시에 집착하는 것”이라며 “다양한 인재를 키우는 대학이 ‘고시 학원’으로 변질되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차별적 지원은 고시를 준비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을 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