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사회일반

4대강 ‘포클레인 소음’…“농사나 막지 마라”

등록 :2009-11-11 07:44수정 :2009-11-11 07:51

4대강 사업 착공식을 앞둔 10일 오후 광주 남구와 전남 나주시 노안면 경계지역에서 한 건설업체가 공사중인 모습을 김재선, 김봉옥, 김민재(오른쪽부터)씨가 공사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이분들은 보 오른쪽에 논 농사를 짓고 있는데, 사전에 협의도 없이 ‘영산강살리기사업‘에 편입돼 경작을 할 수 있다며 걱정스럽게 생각했다. 광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4대강 사업 착공식을 앞둔 10일 오후 광주 남구와 전남 나주시 노안면 경계지역에서 한 건설업체가 공사중인 모습을 김재선, 김봉옥, 김민재(오른쪽부터)씨가 공사 현장을 찾아 살펴보고 있다. 이분들은 보 오른쪽에 논 농사를 짓고 있는데, 사전에 협의도 없이 ‘영산강살리기사업‘에 편입돼 경작을 할 수 있다며 걱정스럽게 생각했다. 광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현장] 물막이 공사 시작…속타는 영산강변 주민들
아무 설명도 예고도 없이 닷새 전에 토지편입 통보
“보 막고 바닥 긁어내선 강 깨끗해 질 수 없어”
“정부가 밀어붙이는데 우리가 무슨 힘으로 막겠어요.”

10일 오전 11시 전남 나주시 노안면 학산리 봉호마을 앞 영산강 승촌보 건설 현장. 주민 진종길(72)씨가 마을에서 200m쯤 떨어진 억새밭에 투입된 삽차 2대와 불도저 1대를 바라보며 담배를 빼 물었다. 눈길에 답답하고 불안한 심정이 묻어났다. 길이 540m짜리 승촌보 건설을 위해 임시 물막이 공사를 시작한 서쪽 둔치에는 공사장임을 알리는 붉은 깃발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었다.

“오전 8시쯤 중장비가 들어가 억새밭을 파헤치고 물막이 터를 다지더니 두 시간 만에 조용해졌네요. 근데 우린 천국도 낙원도 싫으니 영산강은 그냥 두고 미나리 농사나 계속 지었으면 좋겠어요.” 진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영산강살리기사업단이 주민들의 강력한 반대를 의식해 공사를 시작만 하고 중단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곳 주민들은 한 해 200억원을 벌어들이는 전국 최대의 미나리 산지를 지키기 위해 토지 수용을 거부하고 사유지에 장비가 들어오는 것을 결사적으로 막겠다고 밝혔다. 주민 김재선(46·광주시 광산구 용봉동)씨는 “닷새 전 신문에 난 토지보상 공고를 보고서야 우리 토지가 편입된 사실을 알았다”며 “아무런 설명도 예고도 없이 사업을 확정하고 첫 삽을 뜨려 하는 것을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 건너 마을인 광주시 남구 승촌동에서 만난 주민들도 환경 파괴를 우려했다. 주민 정기갑(46)씨는 “대형 보를 막고 바닥을 긁어내는 방식으로 강이 깨끗해질 수 없다”며 “먼저 샛강을 살리고 도랑을 치워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정용식(52)씨도 “물을 가둬서 수질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 이들은 별로 없다”며 “시간을 두고 상의해서 추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거들었다.

이날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에서 달서구 파호동 사이에 지어지는 달성보 공사 현장에서는 민주노총 대구경북지역 골재(채취)원 노조원들이 “4대강 사업이 수십년 동안 골재를 채취해온 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몰고 있다”며 침묵시위를 벌였다. 경남지역 시민환경단체들로 이뤄진 낙동강지키기 경남본부도 이날 “하천법상 하천공사 시행계획을 수립하거나 변경할 때는 반드시 고시해야 한다”며 “합천보 예정지 주변의 주민들을 중심으로 소송단을 꾸려 공사중지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국토해양부는 이날 영산강 승촌보를 비롯해 낙동강의 구미보·달성보·합천보 등 4개 보의 임시 물막이 공사를 시작했다. 12일엔 한강의 이포보·여주보·강천보, 낙동강의 함안보·강정보·칠곡보·낙단보·상주보, 금강의 부여보·금강보, 영산강의 죽산보 등 11개 보를 한꺼번에 착공한다.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 안 금강의 금남보는 지난 5월 선도사업으로 착공했다. 국토해양부는 17일쯤 달성보나 여주보 등지에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공식 착공하고 4대강의 16개 보를 26개월 뒤인 2011년 말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4대강 죽이기 저지 및 생명의 강 지키기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300억원 이상의 공사에서 시행해야 하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회피하고 실시설계도 나오기 전에 공사를 시작했다”며 “4대강 공사는 하천법과 국가재정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30조원이 들어가는 4대강 사업을 단 다섯 달 만에 확정하고 다시 몇 달 만에 사전환경성 검토와 환경영향평가를 통과시켰다”며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 통지조차 하지 않는 미친 속도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나주 창원/안관옥 최상원 기자 okahn@hani.co.kr

한겨레와 함께 걸어주세요
섬세하게 세상을 보고
용기있게 기사를 쓰겠습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트로트 노랫말, 열두살 어린이에게 “여자이니까 참으라고요?” 1.

트로트 노랫말, 열두살 어린이에게 “여자이니까 참으라고요?”

하루 2만마리…‘눈 깜짝할 새’ 사라지는 새들 / 천호성 2.

하루 2만마리…‘눈 깜짝할 새’ 사라지는 새들 / 천호성

티파니가 LGBTQ+와 함께한 ‘다시 만난 세계’…특별한 이유 3.

티파니가 LGBTQ+와 함께한 ‘다시 만난 세계’…특별한 이유

한나라 비대위원 이준석 아버지, 유승민 의원과 친구 4.

한나라 비대위원 이준석 아버지, 유승민 의원과 친구

내가 먼저 건넨 인사를 후회하지 않는다 5.

내가 먼저 건넨 인사를 후회하지 않는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Weconomy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오피니언
만화 | ESC | 토요판 | 한겨레 데이터베이스 | 뉴스그래픽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더나은사회 | 탐사보도 | 서울&
스페셜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사업

맨위로
의 마음이 번집니다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마음,
환경을 염려하는 마음,
평등을 지향하는 마음...
당신의 가치를 후원으로 얹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