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시대의 대표적인 반독재 민주화운동 탄압 사건인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 사건의 재심에서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김창석)는 11일, 1974년 내란음모와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죄로 처벌받은 장영달(61) 전 민주당 의원 등 민청학련 사건 관련자 8명의 재심에서 내란음모 혐의에 무죄, 긴급조치 위반 혐의에 면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교사, 대학생 또는 대학원생이던 이들이 유신헌법 반대 및 긴급조치 철폐를 목적으로 조직을 강화하고 활동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를 위해 폭동을 모의했다는 사실은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긴급조치 1·4호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근거법인 유신헌법 제53조가 폐지돼 실효가 없어 면소 판결한다”고 밝혔다.
민청학련 사건은 1974년 이 단체 명의로 된 유신정권 반대 유인물이 배포되자 정부가 긴급조치 4호를 선포하고 주동자로 지목된 학생 등 180명을 구속기소하고, 법원이 이 가운데 8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사건이다. 이번에 무죄가 선고된 8명은 주로 한국기독학생총연맹 등 기독교 관련 학생단체에서 유신반대 운동을 한 이들로, 당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앞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와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유인태·장영달 전 의원 등 45명은 지난 1월 법원에 민청학련 사건의 재심을 청구했다. 이 사건은 17건으로 분류돼 각각 배당됐고 그중 4건의 재심이 개시됐다. 선고 뒤 장 전 의원은 “다시는 사법부의 오판으로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반복되지 않고, 유신독재 같은 독재가 미래에 나타나지 않게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