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3일 김용철 변호사의 부정.비리 의혹 폭로가 그간의 해명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특별검사 수사로 넘어가자 예상했던 바라면서도 허탈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삼성은 이날 국회가 본회의를 열어 삼성 비자금 특검법을 통과시킨 데 대해 전날 낸 논평으로 가름한다며 더이상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삼성은 이에 앞서 22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특검법안이 통과되자 "경영환경이 어려운데 특검을 한다고 하니 정말 안타깝다"는 짤막한 논평을 내는데 그쳤다.
삼성은 이번 특검에 대해 "의혹이 부풀려져 있을 뿐 근거가 미약하다" "정치성 수사"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면서도 이미 정치권이 특검에 합의한 이상 피할 도리가 없다고 보고 대외적인 '불만' 표명을 삼가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특히 전 법무팀장 김 변호사의 부도덕성과 그가 행한 양심선언의 비순수성 등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결백을 믿도록 여론을 설득하는 데 실패했다고 보고 더이상 해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도 않고 있다.
삼성에 대한 국민 불신이 확산된 데는 이용철 전 청와대 비서관이 "삼성에서 돈 500만원을 받았다가 돌려줬다"고 고백한 것이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전략기획실 관계자는 "여론이 돌아선 마당에 무슨 말을 더 하겠느냐"며 "이제는 검찰 수사를 통해 진실을 규명하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다만 진실 규명을 위해 기업이 허비해야 할 경영자원, 그때문에 빚어질 수 있는 사업 차질이 걱정될 따름"이라며 "이러다가 정말 사업 실적이 나빠져 구조조정이라도 하게 되면 그때는 누가 이를 책임지고 감당할 수 있겠냐"고 우려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근거없는 의혹만을 이유로 특검을 실시했다가 무혐의가 입증되면 정치권은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며 "김 변호사의 의혹 폭로가 있은지 한달도 안돼 정치권이 일사천리로 특검에 합의한 것은 특검을 대선 전략에 이용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특검이 통과한 만큼 수사를 받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특검이 몇개월씩 지속되면 실제로 그룹 경영에 어떤 차질이 초래될지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았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근거없는 의혹만을 이유로 특검을 실시했다가 무혐의가 입증되면 정치권은 그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이냐"며 "김 변호사의 의혹 폭로가 있은지 한달도 안돼 정치권이 일사천리로 특검에 합의한 것은 특검을 대선 전략에 이용한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는 "특검이 통과한 만큼 수사를 받는 것 외에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며 "특검이 몇개월씩 지속되면 실제로 그룹 경영에 어떤 차질이 초래될지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놓았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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