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이른바 `삼성 비자금' 의혹 사건 수사를 일선 검찰청 특수부에 배당했다가 나흘만인 15일 특별수사ㆍ감찰본부를 새로 구성해 수사토록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임채진 총장 내정자와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 등 검찰 최고위 인사들이 삼성의 `로비대상'에 들어있다는 이른바 `떡값검사' 의혹으로 진퇴양난에 빠진 검찰의 상황 타개책으로 풀이된다.
최근 정치권은 `제식구'를 잡아야 할 검찰 수사의 공정성이 의심된다는 명분 등에 따라 특검법안을 제출했고 이 사건 고발인이었던 참여연대 등도 비슷한 이유로 `고발인 조사'를 거부하는 등 초입부터 검찰 수사는 난관에 빠져 있었다.
이번 사건을 고스란히 특검팀에 넘기면 검찰의 한계를 자인하는 셈이되고 마음을 비운 채 통상 절차대로 수사하려고 하니 고발인 등의 협조마저 얻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던 것.
검찰은 이번 수사를 향한 국민적 불신이 `떡값 의혹'의 대상자들이 주요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내부 보고ㆍ지휘체계 때문에 불식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특별수사ㆍ감찰 본부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총장에게는 최종적인 수사결과만 보고하고 의혹에 휩싸인 이귀남 대검 중수부장에게도 중간 보고를 받지 않도록 하는 수사기구를 구성해 독립성을 확보하려 했던 것이다.
이런 방식은 2001년 검사들의 G&G그룹 이용호 회장 비호 의혹을 조사했던 검찰 특별감찰본부의 조직과 운용형태와 많이 닮았다.
총장 중간보고 생략, 고검장급 인사 중 본부장을 신규 선임해 수사진 구성 운용 등을 모두 맡겼던 점, 한시적으로 운용된 점 등 전체적인 조직 성격이 유사하다.
다만 특감본부는 이용호씨 사건의 본체 수사는 대검 중수부에 맡긴 채 감찰에 중점을 둔 활동을 벌인 반면 이번에 구성된 본부는 뇌물 의혹 뿐만 아니라 비자금 조성 등 삼성그룹 관련 의혹 전반을 수사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부환 대전 고검장이 본부장을 맡았던 당시 특감본부는 2001년 9월부터 한달여간 감찰을 벌여 횡령 혐의를 받던 이씨가 서울지검에서 긴급체포됐다가 불입건되는 과정에 일부 검찰 간부들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을 밝혀냈다.
이로 인해 지휘라인에 있던 임휘윤 당시 서울지검장과 임양운 당시 3차장이 모두 사표를 냈고 특수2부장으로 수사팀을 지휘했던 이덕선 군산지청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까지 됐다.
그러나 검찰의 이씨 비호 의혹에 대한 특감본부의 감찰이 성과가 있었음에도 결국 특검으로 수사가 넘어갔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특별수사ㆍ감찰본부가 검찰수사에 대한 의구심을 모두 지워내고 끝까지 수사를 마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참여연대 등이 이른바 `떡값 검사' 명단을 끝까지 제공하지 않는다면 본부가 이미 구성을 마쳤는데 수사진에 또 다시 명단 대상자가 포함되는 일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구나 삼성그룹 관련 사건 수사에 관여했던 검사나 이번 의혹을 촉발시킨 김용철 변호사와 연고가 전혀 닿지 않는 검사를 모두 배제해 `완전무결한' 수사본부를 꾸리는 것도 쉽지 않다.
또한 이번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특별수사ㆍ감찰본부가 삼성비자금 의혹 전반에 걸친 수사를 `완주'할 수는 없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이 삼성그룹 비자금 등 기업 비리의혹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이첩받고 특별수사ㆍ감찰본부는 내부 감찰에 주력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오는 점도 이런 이유에서다.

안 희 기자 prayerahn@yna.co.kr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