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은 11일 이른바 ‘일심회’의 포섭 대상에 청와대나 여권 인사들이 포함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언론이 ‘공안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청와대와 여권 386 출신 핵심 인사가 포섭 대상에 있다고 보도한 것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다.

“청와대·여권 인사는 없어”=안창호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여권이나 청와대 핵심 인사들 가운데 내사 대상자는 없다”고 말했다. 장민호(44)씨가 손정목(42)씨나 이정훈(43), 이진강(43)씨를 통해 민주노동당과 시민단체 관계자를 포섭하려고 한 정황만 발견됐을 뿐, 열린우리당이나 청와대 관계자의 연루 흔적은 없다는 것이다. 안 차장은 특히 “(만약 청와대와 여권 인사의 연루설을 국가정보원에서 흘렸다면) 치사스럽고 정보기관으로서의 자격도 없다”며 맹비난했다.

실제 <한겨레>가 800여쪽에 이르는 장씨 등 5명의 공소장을 살펴본 결과, 이들이 청와대나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쪽 인사들을 포섭하려 했다는 정황은 나와 있지 않다. 장씨의 공소장에는 장씨가 지난해 8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북한 공작원이 “이정훈씨에게 ‘노력 훈장’을,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2명에게 ‘2급 국기훈장’을 줬다”고 말한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이씨가 “2002년부터 포섭 대상”이라고 장씨한테 보고한 이들 2명은 민주노동당 지구당에서 일하는 인물들로 나와 있다. 이진강씨가 포섭 대상으로 삼았다는 사람도 한 시민단체 활동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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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씨의 공소장에는 지난해 6월 이정훈씨로부터 ㄱ대 82학번 인사를 소개받아 경제 분야를 맡기자고 논의한 것으로 돼 있으나, 이 인사가 실제 장씨에게 보고했는지는 공소장에 없다. 또 ‘X(엑스)’라는 인물이 장씨한테 △열린우리당 및 한나라당 동향 △군 육사 출신의 기수별 대우와 군 인사비리 수사 등을 ‘보고’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이 인사가 보고한 내용은 추상적인 정세 전망이었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장씨가 이 인사로부터 600만원을 빌린 것으로 드러나, 장씨와 비교적 친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장씨의 문건에는 X가 일심회 조직원이라는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 북쪽에 경제적 도움 요청”=검찰은 98년 1월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장씨가 먼저 북한 공작원들에게 “통일운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북한 공작원들은 “통일 사업을 하려면 조직을 꾸려야 한다. 각종 동향을 파악해 알려주고 통일 사업을 해보자”며 조직 결성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장씨와 북한 공작원들은 핫메일(hotmail)과 야후(yahoo) 등 해외 유명 포털의 이메일로 지령과 대북보고문을 주고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지난해 1월부터는 연락망을 업데이트하기로 하고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해외 이메일을 사용했다.

장씨는 지난해 4월 지상파 디엠비(DMB) 사업권을 따내는 데 실패하고 3억원의 빚을 지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자, 북한에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두 달 뒤 “송구스러워 벽에 머리를 처박고 싶다”며 지원 요청을 반성하는 내용의 보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또 지난 10월24일 체포되기 하루 전에도 서울의 한 피시방에서 민노당의 내부회의 결과와 사업 계획 등을 담은 자료를 북한에 보내기도 했다고 검찰은 밝혔다.황상철 전정윤 기자 roseb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