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 안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1구가 발굴됐다. 2000년 이후 육군은 1417구의 전사자 유해를 발굴했으나 비무장지대에서 유해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육군은 15일 “지난 4월17일 중부전선 감시초소(GP) 보급로 공사 중에 발견된 유해에 대해 육군본부와 군사 정전위의 합동 조사결과 아군 전사자로 판명돼, 9일 육본 유해 발굴반을 현지에 투입해 발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유해는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유품이 없어 유전자검사를 통한 신원확인 뒤 국립현충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유해 발굴 현장에서는 두개골 일부, 정강이뼈, 팔뼈, 갈비뼈 등의 유해와 함께 철모, 수류탄, 엠원(M1) 실탄 클립(8발들이) 31개, 탄띠, 수통, 대검, 탄입대, 압박붕대, 숟가락 등 비교적 완전한 상태의 다양한 유품 122점이 나왔다. 특히 유품 중에는 전사자가 미처 마시지 못했던 물이 그대로 담긴 수통이 발견돼 눈길을 모았다.
유해가 발굴된 장소는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지역으로 한국전쟁 당시 51년 6월26일부터 9월21일까지 3개월 동안 국군 2사단 17연대, 32연대와 중공군 20군 예하사단이 735 고지를 중심으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여 수백명의 전사자가 발생한 곳이다.
박신한 육군 전사자유해발굴과장(대령)은 “비무장지대 안에는 8천~1만명의 전사자 유해가 조국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비무장지대가 정전협정이 발효되는 미확인 지뢰지대여서 지금 당장 대규모 발굴에 착수할 수는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도형 기자 aip2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