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원주시 문막읍 동화농공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강원지역 산업단지 기업 고충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20일 오후 원주시 문막읍 동화농공단지 관리사무소에서 열린 강원지역 산업단지 기업 고충 현장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차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태규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과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며 “국가 원수를 시해하는 것을 반역이라 볼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해’는 국가 지도자 살해를 뜻하는 단어로, 김 부위원장의 발언은 윤석열 지지 전문가 모임 토론회 현장에서 나왔다.

9일 한겨레가 확인한 2021년 5월 윤석열 지지모임 ‘공정과 상식 회복을 위한 국민연합’ 창립식의 토론회 영상 자료를 보면, 토론자로 참석한 김 부위원장은 14분 가량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고 당시 유력 대선 후보로 떠오르던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표명했다. 토론회 이름은 ‘윤석열, 대통령 가능성과 한계’로, 당시 김 부위원장은 판사 옷을 벗고 변호사로 개업한 상태였다.

김 부위원장은 “주권이 국민에게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국가 원수를 시해하거나 권좌에서 물리는 걸 두고 반역이라 볼 수 없다. 자유민주적 시각에서 헌법질서를 파괴하고 국가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것이 오히려 반역으로 이해될 여지가 있다”며 “대한민국 국가시스템을 무너뜨리고 헌정 질서를 유린하는 현 정권의 행태를 오히려 지극히 반역 유사 행태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그 표현이 과하다고 느끼실 분들이 있겠지만, 그 표현이 크게 놀랍지 않을 정도로 현 정부의 정책 방향은 헌법 질서의 궤도로부터 많이 멀어져 있다고 하는 것이 저의 인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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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당시 검찰총장직을 사퇴하고 대선 출마를 준비 중이었던 윤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었다. 김 부위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이 ‘헌법주의자’라는 표현과 함께 ‘자유 민주주의와 공정한 시장질서, 자유 민주적 가치 공유하는 한미동맹이 외교의 우선’이라는 얘기를 했을 때 안도했다”며 “어느 누구든 극단적 좌파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게 감사하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은 유력한 차기 공수처장 후보로 거론되는 이다. 현재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는 김진욱 공수처장 임기 종료가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종후보 2인을 정하지 못하고 계속 공전하고 있다. 이미 여권 지지 인사 1명이 공수처장 최종후보 2인 가운데 1명으로 선정됐음에도, 여권 쪽에서 후보추천위 공전을 감수하고 김 부위원장을 계속 밀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후보추천위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김 부위원장을 차기 공수처장으로 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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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은 대통령 선거 당시 윤석열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으며, 윤석열 정부 출범 뒤인 2022년 10월 권익위 부위원장에 취임했다. 지난 2021년에는 책을 통해 공수처를 “괴물기관”, “난데없는 이질분자”라 비판하며 공수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