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내려다 본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의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하늘에서 내려다 본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의 모습.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3시50분.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 바깥벽에 걸린 시계는 3시50분에 멈춰 서 있다. 학교 운동장 절반은 지역 주민들을 위한 임시 거주자 우선 주차장이 됐다. 가로등도 없는 운동장 한쪽에는 학생들이 뛰놀던 놀이기구와 축구 골대만 덩그러니 서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주거지역 재편 등으로 1983년 개교한 화양초는 지난해 2월 문을 닫았다. 서울에서는 홍일초(2015년), 염강초(2020년), 공진중(2020년)에 이어 네번째 폐교다.

화양초등학교 주변으로는 태권도, 발레, 미술 학원 등을 찾기가 어렵다. 김혜윤 기자
화양초등학교 주변으로는 태권도, 발레, 미술 학원 등을 찾기가 어렵다. 김혜윤 기자

주변에는 식당과 술집, 카페만 있을 뿐 태권도, 발레, 미술 학원은 찾아보기 힘들다. 대신 ‘원룸 월세’라고 적힌 전단만 눈에 띈다. 지난해 12월5일과 20일 찾은 이곳에선 근처에 대학교가 있어 자취하는 학생 집 비율이 더 높아졌다고 지역 주민들은 설명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은 서울의 대표적인 대학가 상권 중 하나다. 중국인 중심으로 운영되는 전문음식점도 생기며 상권이 커지자 주택을 개조해 새로 문 연 가게도 있다. 10년 동안 공공근로를 하며 화양동 골목을 속속들이 알고 있다는 최해식(77)씨는 “길에 있는 노숙자들을 경찰서에 인도하다 보니 화양동 골목을 많이 다니는데 4, 5년 전부터 아이들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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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화양초등학교 운동장. 김혜윤 기자
텅 빈 화양초등학교 운동장. 김혜윤 기자

교육통계서비스 누리집 자료를 살펴보면, 2023학년도 전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40만1907명으로 40만명대를 겨우 유지했지만, 올해는 35만7771명으로 40만명대 아래로 떨어졌다. 외신들 또한 한국 사회의 중요한 문제로 저출생을 꼽으며 관심을 두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1일 ‘2024년 신년사’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이 3대 개혁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실효성 있는 대책을 찾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올 한해 어떤 대책들이 나올지 자못 궁금한 새해 첫날이다.

2024년 1월 2일자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2024년 1월 2일자 한겨레 사진기획 ‘이 순간’ 지면.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