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년 전 가야 다라국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경남 합천군 쌍책면 옥전고분군. 낙동강과 황강 사이 언덕에 솟은 옛 무덤 위로 석양이 비쳤다. 능선을 따라 둥그렇게 솟은 18기의 고분들에서 한반도 고대 문명의 숨결이 느껴졌다. 가야와 관련한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가야고분군은 가야의 발전 과정과 당시 동아시아 문명에서 가야의 위상을 살펴볼 수 있는 유일한 자료이자, ‘타임캡슐’ 역할을 하고 있다.
가야고분군은 옥전고분군 외에 경북 고령 지산동고분군, 경남 김해 대성동고분군, 경남 함안 말이산고분군, 경남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경남 고성 송학동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 모두 7개가 발굴됐다. 7개의 고분군은 입지·묘제·부장품 등을 통해 각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여러 세력이 독자적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비교적 동등한 수평적 지위로 결속했던 가야연합의 정치체제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역사적 가치가 높은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다.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9월10~25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제45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를 통해 최종 결정된다. 가야고분군이 세계유산에 등재되면 국내에서는 석굴암·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등에 이어 16번째 세계유산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