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지법 형사 11부(재판장 김홍준 부장판사)는21일 초등생을 성추행하려다 반항하자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기소된 서모(18)군에 대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피고인은 피해학생이 성추행에 반항하자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고 살해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범행수법이 잔인하고 피해자 유족들이 형언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엄벌을 바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중형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선고와 함께 이례적으로 `피해자 부모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사건기록을 처음 접했을 때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분노를 참기 어려웠다"며 "재판부를 대표해 제가 부모님의 심정을 만분의 일이라도 이해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재판부는 "현행 법률상 피고인이 18세미만일 경우 최고 20년의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게 돼 있다"며 "18세 미만은 인격이 완성돼가는 과정으로 재판부는 싫든 좋든 이런 부분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고인을 20년이나 15년을 가두는 게 중요한 문제인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오랜 숙고끝에 양형을 정한 만큼 피고인을 교정시키고 새로운 인간으로 거듭나게 하는 방법에 머리를 맞대고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잠재된 범죄악성에 사랑과 관심의 결핍으로 공격성이 표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당장은 힘들겠지만 시간이 지나 평정심을 되찾았을 때 피고인에 대한 증오심을 거두고 조금이라도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피해자 부모가 선고형량에 `불복한다'며 법정에서 소리를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자 5분간 휴정 뒤 나머지 재판을 재개했다.
피해자 아버지 반도환씨는 이날 선고와 관련 "과연 대한민국 법이 이것밖에 되지 않냐"며 "재판부가 글을 통해 우리를 위로하려 했지만 위로는 피고인에게 최고형을 내리는 것"이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서군은 2005년 11월 21일 오후 8시께 증평군 증평읍 모 공터에서 태권도장에서 알게된 반모(11)군을 성추행하려다 소리를 지르며 반항하자 반군 머리 등을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이달 7일 징역 20년을 구형받았다.

양정우 기자 eddie@yna.co.kr (청주=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