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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11개월 넘도록 안치실에…더 애달픈 ‘무연고 이방인들’

등록 :2023-01-26 05:00수정 :2023-01-26 07:45

사망신고 안 된 ‘무연고 사망자들’
숨져도 가족과 연락 닿기 힘들어
평균 안치일 77일로 전체의 2.5배
“허위 주소·대사관 비협조도 많아”
중국인 ㄱ(36)씨 사망 11개월째인 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ㄱ씨의 공영장례가 치러졌다. 나눔과나눔 제공
중국인 ㄱ(36)씨 사망 11개월째인 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ㄱ씨의 공영장례가 치러졌다. 나눔과나눔 제공

한국에서 홀로 살던 중국인 ㄱ(36)씨는 2021년 6월 서울 구로구의 자신의 집 계단에서 피를 흘리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이후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경찰 수사 결과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그는 온전히 눈을 감을 수 없었다. 타지에 있는 가족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장례조차 치를 수 없었기 때문이다. 수사 과정에서 중국에 있는 아내 연락처를 경찰이 파악했지만 코로나19로 입국이 계속 미뤄졌다.

ㄱ씨처럼 국내에서 숨진 외국인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사망신고를 할 수 없다. 사망자 국적 대사관이나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해 가족을 수소문하는 게 전부다. 하지만 회신조차 없는 경우도 허다하다. 가족을 찾기 어려운만큼 안치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25일 사단법인 나눔과나눔이 파악한 지난해 서울에서 발생한 외국인 무연고 사망자는 모두 20명으로 평균 안치기간은 76.8일에 달했다. 지난해 무연고 사망자 1072명의 평균 안치기간인 30일보다 2.5배 이상 길다. 100일 이상 안치됐던 외국인도 6명이었다.

ㄱ씨의 경우 8개월 동안 가족의 연락을 기다리다 지난해 2월 경찰이 무연고 장례 처리를 구청에 의뢰했다. 구로경찰서 관계자는 “처음에는 코로나19로 가족 입국이 미뤄졌는데, 나중에는 가족이 안치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졌고 결국 무연고 사망 처리를 요청했다”고 했다. 하루 10만원인 안치료가 수개월 쌓이면서 가족이 감당할 여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등포구청은 사망 11개월째인 지난해 5월 공영장례를 치렀다. 가족 대신 자원봉사자들이 ㄱ씨의 장례를 지켰다. 그의 주검은 무연고 추모의 집에 봉안됐다.

지난해 6월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중국인 ㄴ(47)씨의 무연고 사망 공영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나눔과나눔 제공
지난해 6월 경기도 고양시 서울시립승화원에서 중국인 ㄴ(47)씨의 무연고 사망 공영장례가 치러지고 있다. 나눔과나눔 제공

2021년 12월 화재로 전신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다 숨진 중국인 ㄴ(47)씨도 사망 뒤 6개월이 넘도록 병원 영안실에 머물러야 했다. 구청에서 중국대사관에 가족을 찾아줄 것을 요청했지만 회신이 없었다. 유일한 단서는 국내 입국할 때 ㄴ씨가 적은 등록주소지였지만, 확인해보니 실제 거주지가 아니었다. 지난해 6월 가족없이 ㄴ씨의 장례를 치렀다.

무연고 사망 처리를 담당하는 서울의 한 구청 관계자는 “외국인의 경우 주소지가 허위이거나 대사관이 가족을 찾아달라는 요청에 회신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수소문 끝에 지인을 찾더라도 다들 어려운 처지라 (장례에) 난색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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