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내용과 이미지는 직접적인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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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가 3년 만에 여는 대학 축제를 한국전쟁 발발 72주년인 오는 25일에 열기로 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축제 날짜를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추모를 해야하는 날에 학교 차원에서 축제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과 추모를 대학 축제에 연결짓는 건 과도하다는 주장이 맞선다.

연세대는 오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 동안 대학 축제인 개교 제137주년 무악대동제 <다시, 엶>을 개최한다. 무악대동제는 2019년 5월에 마지막으로 열린 뒤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되거나 취소되면서 3년 만에 열린다. 통상 매년 5월에 열었던 축제지만 지난 4월 총학생회 재선거가 무산되고, 지난달 16일 새로운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가 뒤늦게 출범하면서 올해는 6월로 미뤄져 열리게 됐다.

연세대학교 무악대동제 포스터. 사진 왼쪽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오른쪽은 연대 응원단 제공
연세대학교 무악대동제 포스터. 사진 왼쪽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오른쪽은 연대 응원단 제공

공교롭게 축제 날짜에 ‘6월25일’이 포함되며 학내에서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응원제가 이날 저녁 7시에 열리고, 캠퍼스 곳곳에서 술을 파는 주점도 마련된다. 이에 한국전쟁 기념일에 응원과 술이 함께하는 축제가 적절하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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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연세대 온라인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등을 살펴보면 6월25일에 축제 열리는 것을 두고 70여개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선다.

축제 개최에 반대하는 학생들은 “한국전쟁으로 돌아가신 군인만 17만명이다. 나라를 위해 피 흘리신 분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도 갖춰야 하는 거 아닌가. 5월에 축제할 때도 18일은 피했었다”, “국가 주도의 추모식을 여는 날인데, 할아버지가 6·25 때 돌아가신 입장으로서 정말 화가 난다”는 등의 글을 올렸다. 사회과학대학 재학 중인 20학번 이아무개(21)씨는 “입학하고 3년 만에 처음 참여하는 축제라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6·25라고 모든 국민이 비통하게 보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최소한 학교 차원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건 전혀 다른 차원 아닌가. 특히 학내에서 술판이 벌어지고, 춤추고 환호하고 방방 뛸 수밖에 없는 응원제를 굳이 이날 해야 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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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를 일정대로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2주도 채 남지 않았는데 어떻게 축제를 미룰 수 있겠나. 축제에 묵념하는 시간을 함께 가지면 되지 않나”, “물총 쏘고 춤추는 워터밤 축제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같은 날 진행되는데 대학 축제만 문제 삼는 건 과하다” 등의 글로 맞선다. 생활과학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장아무개(19)씨는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고 해도, 전부가 추모의 기간도 아닌데 학생들의 축제까지 못 하게 하는 건 과하다. 추모를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슬퍼하지 말자는 것도 아닌데 매년 하던 축제까지 연결시킨 건 과도한 프레임”이라고 강조했다.

행사를 주관한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총동아리연합회에 통화와 서면을 통해 입장을 물었지만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