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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시공사 관리자 타설 현장에 입회했나?”…공사 관리감독자 규정 미비 문제

등록 :2022-01-18 09:37수정 :2022-01-18 22:10

정몽규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사죄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정몽규 에이치디씨(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17일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을 찾아 사죄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노동자 1명이 사망하고 6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 위태롭게 매달려 있는 타워크레인의 해체 방법이 결정되지 않아 건물 상층부 수색에는 더 시일이 필요할 전망이다. 경찰은 사고 책임이 있는 감리 등 10명을 입건해 사고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광주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17일 오후 5시 브리핑을 열어 “자문단을 열어 붕괴 타워크레인 해체 방법, 순서 등을 논의했지만 뚜렷한 방향을 결정 못했다”고 밝혔다. 박홍근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를 단장으로 선임한 자문단(12명)은 붕괴 타워크레인을 해체하기 전 안전조치로 와이어 보강을 제시했다.

경찰은 지난 12일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현산) 현장소장을 입건한 데 이어 공사부장, 안전관리 책임자 등 현산 관계자 5명, 콘크리트 타설 하청업체 현장소장 1명(이상 업무상 과실치사상), 감리 3명(건축법 위반)을 추가 입건했다. 경찰은 압수수색한 레미콘 납품업체 10곳의 자료를 분석하고 불량 콘크리트 납품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국토교통부 등 당국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선 가운데 ‘관리감독자 부재’와 ‘부실 공사’가 주된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우선 사고 당시 현장에 시공사 관리감독자가 입회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2021년 개정된 국토부의 ‘건축공사 표준 시방서’를 보면, 콘크리트 작업 중 거푸집·동바리(거푸집 및 콘크리트 무게를 지지하게 하는 기둥)의 변형, 변위, 파손 유무 등을 점검할 ‘감시자(관리감독자)’를 배치하고 이상을 발견하면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근로자를 대피시켜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10여년째 건설업계 대기업에서 일하는 ㄱ씨는 “시공사 공사 관리감독자와 감리는 타설 과정뿐 아니라 타설 이후 열풍기가 가동되는지, 동바리가 설치돼 있는지, 온도를 높이기 위한 천막 보양이 돼 있는지 등을 현장에서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공개된 사고 당일 동영상을 보면 콘크리트 작업 중 변형이 생긴 급박한 상황에서 정상적인 현장이라면 아래층 목수와 위층 현장의 타설공이 무전기로 소통했어야 하지만 그런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시공사의 현장 관리감독자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아파트 공사 등 민간 건설 부문에선 관리감독자 배치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다. 그래서 대형 건설사는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150가구당 한명을 두지만, 일부 업체는 인건비를 아끼려고 350~400가구당 한명만 두는 등 천차만별이다. 이는 공공 발주 공사엔 건축·설비·전기 등 공사 감독자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는 것과 대비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급공사는 콘크리트 타설 등 전 공정에 공사 감독자와 감리 등이 입회해 시방서대로 작업하는지를 확인하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관급공사 관리감독자 배치 기준을 민간 부문으로 확대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고 사고 현장. 연합뉴스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고 사고 현장. 연합뉴스
‘부실 공사’ 의혹은 사고 초기부터 줄기차게 쏟아진다. <한겨레>가 입수한 한 대기업 건설사의 화정 아이파크 사고 상황 분석 문건을 보면, “하부층(PIT층: 설비 및 배관 시공 층) 슬래브의 설계 하중 초과된 시공하중이 실렸다. 단 (하중 초과에도) 동바리 등을 두면 안전성이 확보되나, 현장 판단 미비로 서포트(동바리)를 철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동절기로 인한 콘크리트 양생(콘크리트가 굳게 하는 경화 작용) 미비 추정”을 추가 원인으로 꼽았다. 사고 당일 동영상으로 미뤄 볼 때, 갱폼(콘크리트 타설 틀) 유압 인양 시스템(RCS)을 천막으로 쳐 보양하지 않은 것도 붕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콘크리트 강도가 발현되지 않아 37층과 38층에 유압 인양 시스템 무게를 감당하지 못한 셈이다.

또 콘크리트가 타설된 39층 바닥 아래 3개 층(PIT~37층) 동바리가 제거돼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국토부의 건축공사 표준 시방서 거푸집 및 동바리 시공 규정엔 “시공 중인 고층 건물의 경우 최소 3개 층에 걸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현대산업개발 쪽은 “조사 중인 사안이어서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H6s정대하 김용희 기자 daeha@hani.co.kr

국토교통부 표준건축시방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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