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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국회 찾은 이 중사 아버지 “군인권보호관 권한 더 달라” 호소

등록 :2021-12-02 19:24수정 :2021-12-02 20:06

윤일병 어머니와 운영위원회 방청
인권위 군인권보호관의 불시조사권 삭제하고
상임위원이 겸직하도록 한 개정안 통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군인권보호관 관려해 발언하는 이예람 중사 아버지(오른쪽).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군인권보호관 관려해 발언하는 이예람 중사 아버지(오른쪽). 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왜 군을 위한 법을 만드시냐 이거예요. 국방부를 위한 법을 만들지 말고…. 우리 윤일병은 갔고 이중사도 갔지만, 앞으로 (피해자가) 생겨나지 않을 법안을 만들어달라 이겁니다.”

성추행 피해를 신고한 뒤 지난 5월 숨진 이예람 공군 중사의 아버지가 2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쥔 채 외쳤다. 이날 운영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군인권보호관을 설치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인권위원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윤호중 운영위원장의 허가로 방청과 발언 기회를 얻은 이 중사 아버지와 2014년 집단 구타로 숨진 윤승주 일병의 어머니는 개정안에 담긴 군인권보호관의 권한이 충분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유족의 호소에도 개정안은 수정 없이 그대로 통과됐다.

앞서 국회운영개선소위원회는 개정안 심의 과정에서 군인권보호관이 불시에 부대를 방문해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을 삭제했다. 대신 군부대 방문조사 시 미리 해당 부대의 장에게 취지와 일시를 통지하도록 했고, 긴급을 요하거나 미리 통지하면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국방부 장관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이에 이 중사 아버지는 “인권위원회에도 강제적인 힘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불시에 찾아가서 문서를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며 “이 법은 국방부 장관과 군의 요직에 있는 지휘관을 위한 법 아니냐”고 말했다.

이 중사 아버지는 군인권보호관을 대통령이 지명한 기존의 인권위 상임위원이 겸직하도록 한 것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인권위원장님이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원했으면 기존 상임위원에게 맡기라고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분 더 달라고 절절하게 해주셔야 했다”며 “이 법으로 오히려 국방부가 편해질 것이다. 군인권보호관을 한 명 더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그대로 법안이 통과되면, 우리 예람이 뒤로 착착 다 (피해자가) 밀려 있다”고 했다.

개정안은 소위에서 의결된 내용에 대한 수정 없이 통과됐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군 인권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는 군인권보호관과 군인권보호위원회를 두게 됐다. 국방부 장관은 군인이 복무 중 사망한 경우 즉시 인권위에 통보해야 하고, 인권위는 해당 사건의 수사기관장에게 진행 중인 수사에 대해 군인권보호관과 소속 직원의 입회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법 시행 1년 후 군인권보호관 증원을 논의하기로 했다. 윤호중 위원장은 법안 의결 후 “군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한 것은 의미 있는 일이지만 마음이 무겁다. 위원회의 법안 심사가 인권보호에 국가가 전력할 수 있을 여건을 만들지 못했다”며 “인권위는 군인권보호관이 실질적인 효과를 가지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군인권센터는 이날 입장을 내고 “ 군인권보호관 제도는 군에서 사랑하는 자식을 잃고 오랜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유가족들이 같은 아픔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7년을 기다린 법이다. 수없이 강조한 군인권보호관의 지위와 조직 보장, 실효적 조사권 부여 등이 하나도 관철되지 않고 국방부의 입장만을 담은 법안이 통과된 데에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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