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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정인이 사건’ 양모 항소심 징역 35년으로 감형

등록 :2021-11-26 11:33수정 :2021-11-26 13:13

1심에선 무기징역형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모 장아무개씨의 항소심 판결이 열린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 등이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생후 16개월 된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양모 장아무개씨의 항소심 판결이 열린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 등이 가해자의 처벌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인이 사건’의 양모가 항소심에서 징역 35년으로 감형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재판장 성수제)는 정인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양모 장아무개씨에게 26일 징역 35년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프로그램 이수 20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명령했다. 장씨의 학대를 방조하고 정인양을 학대하기도 한 양부 안아무개씨는 징역 5년에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20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취업제한 10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까지 정인양을 상습적으로 폭행·학대하고, 같은 해 10월13일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생후 16개월에 ‘외력에 의한 복부 손상’으로 숨진 정인양은 췌장이 절단되고 복강 내 출혈이 발생한 상태였다. 양부 안씨 또한 장씨가 정인양을 학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고, 정인양의 팔을 세게 붙잡고 강제로 손뼉을 치게 하는 등 아동학대에 일부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5월 1심 법원은 장씨에게 무기징역, 안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장씨가 정인양 복부에 손이나 발로 두 번의 강한 충격을 가하는 등의 폭행으로 정인양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1심과 마찬가지로 장씨에게 정인양에 대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키가 79㎝, 몸무게 9.5㎏인 여아로 췌장 등의 손상으로 쇠약한 상태였다. 이런 피해자의 복부에 강한 물리력을 2회 가하면 장기 파열 등 치명적인 손상을 입어 사망할 수 있다는 건 일반인도 예견할 수 있다. 피고인에게는 피해자의 사망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을 것으로 추인된다”고 말했다. 앞서 장씨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정인양의 장막 파열 등이 심폐소생술(CPR) 과정에서 발생했다며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입양 확정 후 극심한 학대를 겪다가 8개월 뒤 사망했다. 피해자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가늠할 수 없다”며 장씨에 대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도, 1심의 무기징역 선고는 너무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장씨가 정인양을 지속해서 학대해 살인한 것은 맞지만, 살인의 의도를 가지고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보긴 어려운 점 △정인양 사망 당일 정인양을 병원으로 데려갔고 살인의 증거를 은폐하려 하진 않은 점 △만 35살인 장씨가 장기 수형 생활로 자신의 문제점을 개선할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출소 후 재범 위험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징역 35년에 처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부 안씨에 대해서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아동학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지만 장씨의 학대를 알면서 외면한 책임을 무겁게 물어 1심과 동일한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안씨가 정인양의 팔을 붙잡고 강제로 박수를 치게 해 울음을 터뜨리게 한 행위에 대해 재판부는 안씨가 곧 행위를 멈췄고 이런 행동을 반복했을 거라 보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아동학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정인양 학대 방임 혐의에 대해선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재판에 이르기까지 장씨의 학대를 전혀 알지 못했다고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하고 있다. 장씨에 대한 세 차례의 아동학대 신고 후 장씨에게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거나 피해자 보호 조처는 안한 채 오히려 장씨의 기분을 살피며 오랜 기간 학대를 방관했다”며 아동보호법상 유기·방임 양형기준을 넘어서는 형을 선고한다고 했다.

이날 재판부가 판결문을 낭독하는 동안 수의를 입은 장씨와 안씨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재판부의 선고가 끝난 뒤 법정 일부 방청객들은 퇴정하는 두 사람을 향해 “정인이 살려내라”며 소리를 질러 제지를 받기도 했다. 법정 밖에서 선고 결과를 기다리던 공혜정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앞으로 살아갈 날이 80년이 넘는 어린아이가 16개월 인생의 절반을 끔찍한 학대에 시달리다가 사망했는데 장씨는 전혀 반성도 없이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35년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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