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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현직 판사, ‘윤창호법 위헌’ 헌재에 “사회적 합의 무시” 비판

등록 :2021-11-25 21:47수정 :2021-11-26 09:40

부장판사, 내부통신망에 ‘누구를 위한 결정인가’ 올려
“사고만 안 내면 다시 음주운전해도 된다는 신호 준 것”
지난 6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6일 새벽 서울 영등포구 도로에서 경찰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번 이상 음주운전을 한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은 도로교통법 조항에 헌법재판소가 25일 위헌 결정을 내리자, 현직 판사가 “헌재가 사회적 합의를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조항은 2018년 12월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개정된 이른바 ‘윤창호법’의 일부다.

이날 고상교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법원 내부통신망에 ‘헌법재판소의 단순위헌 결정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고 판사는 “위 법을 그대로 적용해 재판을 진행했던 재판장으로서 과연 헌재의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며 “헌재의 발상은 주로 10년 이전의 전과자라는 낙인을 평생 가지고 가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해되지만, 징역 1년 또는 벌금 500만원 이상, 집행유예, 선고유예까지 가능한 형벌조항이 너무 무거워서 단순위헌이라는 결정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고 말했다.

그는 “10년 정도 음주운전으로 안걸렸으면, 사고만 내지 않으면 다시 음주운전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주는 것은 아닌가”라며 “헌재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단순위헌으로 결정을 내림으로써 법적 안정성에 큰 혼란을 일으키는 것이 진정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는 것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헌재는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을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대해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음주운전 금지규정을 2회 이상 위반한 경우라도 과거 위반 전력, 혈중알코올농도 수준, 운전 차량의 종류에 따라 죄질이 다르다”며 “심판대상조항은 비난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고 죄질이 비교적 가벼운 행위까지 지나치게 엄히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최민영 기자 my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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