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동아리 활동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새내기로서 대면 대학생활을 처음 시작하니 기쁜 마음이 큽니다.”
연세대 민주홍(19)씨는 오는 25일 밴드 동아리 공연을 앞두고 연습에 바쁘지만 “마냥 즐겁다”고 했다. 민씨는 입학 후 밴드 동아리에 가입했지만 1학기에 대면 활동을 전혀 못 하다가, 최근에서야 주 2회 동아리원들과 모여 합주를 하고 있다. “서로 연주 영상을 보내면서 온라인으로만 잠깐씩 교류한 사람들이라 어색하진 않을까 걱정도 했지만, 막상 만나니 반갑고 좋았어요.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합주를 할 수 있어 기쁩니다.”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대학가 동아리도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대학에 입학해 대면 동아리 활동을 처음 하는 ‘코로나 학번’ 대학생들은 “진짜 대학생활을 하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연합 주식동아리에서 활동하는 고려대 심혜림(19)씨는 “기존에는 줌으로 온라인 회의를 하고, 4명씩만 만나 어색했는데 요즘은 매주 만나 회의와 회식을 하고, 동아리 카톡방에 ‘번개’ 모집 글도 자주 올라온다. 이제야 대학 생활 같다”고 말했다.
대학 동아리 간 교류도 활성화되고 있다. 세종대·홍익대 등 서울 시내 9개 대학 동아리가 모인 서울시총동아리연합회협의체(서동협)는 지난 8일부터 18일까지 ‘서동협 동아리 교류전’을 열어 풋살·야구·농구 등의 경기를 진행했다. 지난 8일 건국대와의 풋살 경기에 참가한 세종대 황태경(24)씨는 “코로나로 다들 오랜만에 참여하는 대회라 밤잠 못 이룰 정도로 설렌다는 팀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22일부터는 건국대와 세종대 총동아리연합회가 댄스와 체육 경기 등의 교류전인 ‘광진구 점령전’도 대면으로 진행한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사실상 끊길 뻔한 대학 동아리 활동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양진(22) 서동협 공동의장(세종대 총동아리연합회 회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방역을 위해 동아리 활동을 최소한으로만 진행하면서 동아리 사회가 많이 침체됐다”며 “위드코로나를 맞아 동아리 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흥행을 유도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면 행사는 비대면 행사보다 확실히 학생들의 관심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대면으로 동아리 활동을 한 경험이 없는 이들이 동아리를 이끄는 주축이 되면서 동아리 활동에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한 공연동아리 부회장인 김원민(20)씨는 “대면 공연을 처음 준비해봐 공연 날짜를 잡는 데도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는 줄 몰랐다”며 “19학번 선배의 조언을 듣고 졸업생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날로 공연 날짜를 변경했다”고 말했다.
고병찬 기자 ki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