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국정화라는 게 합당하고 지속될 수 있는지에 의문을 갖고 있다."
지난 2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병준 국민대 교수가 3일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교과서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향후 국정 교과서 일정이 제대로 추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영향으로 박근혜 정부의 정책 전반에 대한 권위가 떨어진 상태에서, 새 총리지명자마저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 국정화 정책의 동력이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
평소 신문 기고 등을 통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정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피력해온 김 지명자는 이날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제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총리 발언이 알려진 뒤 교육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오늘 총리지명자의 발언은 청문회 준비 과정 중 개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교육부는 현 상태로는 별다른 입장이 없다. (총리지명자가) 교육부의 추진 내용을 아직 잘 모르니 추후에 준비가 된 뒤 이야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진들 사이에서는 국정화를 현행대로 강행해야 할지 대응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은 현재 내년 3월 학교 현장 배포를 목표로 고교 <한국사>, 중학교 <역사1>, <역사2> 교과서를 개발 중이다. 교육부는 이달 28일 국정 교과서의 웹전시본을 국민들에게 누리집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학교 현장에선 교과서 주문도 마친 상태다. 김 총리지명자는 지난해 교육부가 국정화 고시를 강행하던 10월22일치 <동아일보>에 ‘국정화, 지금이라도 회군하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해 “스스로 잘하면 될 일을 마치 진보 성향의 집필자들과 채택 교사들의 ‘숨은 의도’ 탓인 양 말하지 마라. 또 이를 문제 삼아 자유민주주의의 중요한 가치인 다양성을 해치려 들지 마라”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이 칼럼에서 그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민주공화국의 공화정신으로 돌아가라. 여러 색깔의 다양한 교과서들이 공정하게 경쟁하게 되고, 정부와 여야 또한 현실이라는 교과서를 잘 쓰기 위해 서로 경쟁하게 되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라”라고 말한 바 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국정 교과서 반대” 밝힌 김병준 총리지명자에 당황한 교육부
김병준 지명자, 국정화 반대 의견 고수
추진 동력 상실…교육부 “입장 아직 없다”
기자김미향
- 수정 2016-11-03 18:23
- 등록 2016-11-03 1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