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수업 다 하면서 비교과 활동을 해야하니, 자유시간이 없어요. 주말에는 좀 쉬게 하고 싶은데, 동아리나 자율모둠연구활동을 주로 주말에 해요. 부모로서 아이가 학교 생활하는 거 보면 숨이 막혀요.”
서울 송파에서 올해 고1·고3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ㄱ씨는 교과 성적과 함께 봉사·진로·동아리·독서와 같은 비교과 활동을 반영하는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대해 “학교에서는 ‘아이들 독서할 시간이 없으니 어머님들이 알아서 해주시라’고 한다”며 “이런 걸 학교 교육 정상화라고 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의 입시 부담을 가중시키고 교육 양극화를 부채질한다는 논란(3월17일~4월1일 <한겨레> 학생부의 배신-불평등 입시 보고서 시리즈)이 일고 있는 학종에 대해 교육운동단체가 개선책을 내놨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28일 서울 용산구 단체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학생부에 기록되는 비교과 평가 항목 가운데 교내수상실적, 인증 자격시험, 독서 활동, 자율동아리 등 4개 영역을 평가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소논문 활동(R&E·알앤이) 등 학생들이 자유롭게 주제를 정해 활동한 내용을 기록하는 자율동아리 항목의 경우 전국 단위 모집 자사고나 서울 강남의 일부 학교에서는 의학·생명과학·우주환경공학과 관련된 대학 수준 이상의 문제를 다루는 자율동아리가 생겨나고 있다”며 “부모나 재학 중인 고교의 사회경제적인 배경에 따라 질적으로 큰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교내경시대회 준비를 위해 별도로 학원에 다니거나, 독서활동을 사교육을 통해 관리받은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와 한국경제 등에서 실시하는 ‘경제이해력검증시험’과 한국방송의 ‘한국어능력시험’ 등은 교내 활동이 아닌 ‘외부 스펙’인데도 여전히 자기소개서에 기재 가능한 인증시험으로 인정되고 있어, 하루빨리 자기소개서 ‘0점’ 처리 항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본창 정책2국장은 “수없이 많은 비교과 활동으로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걸 기획·평가하고 피드백하는 일까지 제대로 이뤄지는지 의문”이라며 “교육과정이나 수업 개선에 투자해야 하는 에너지와 역량이 비교과 활동에 소진되는 상태로는 학종이 학교 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밖에 사교육걱정은 △서울 주요 대학이 학생부 외에 엄격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거나 구술면접을 실시하는 ‘가짜 학종’이 학종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하고 △교사추천서를 폐지해 학교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대안도 제시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