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2022년 11월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시행된 2022년 11월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재 중학교 2학년이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8학년도 대입부터 문·이과를 사실상 갈라 온 수학능력시험 선택 과목 구분이 사라진다. 애초 고등학교 2학년 이후 절대평가를 하기로 했던 내신 평가는 5등급 석차등급(상대평가)을 병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선택 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를 해소하고 입시 체계의 안정성을 꾀한 조처라고 설명하지만, 교육과정의 큰 변화와 함께 줄 세우기 방식의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할 것을 요구해 온 쪽에선 외려 ‘미래형 대입제도’에서 후퇴한 조처라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는 10일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2028 대입안)을 발표하며 “공정과 안정을 중심으로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로 공부하는 학생들이 미래를 대비할 수 있게 수능 시험과 고교 내신을 개선했다”고 밝혔다. 2028학년도는 고교학점제(대학생처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해 듣고 일정 과목을 이수하면 졸업하는 제도)로 수업을 듣는 고등학생이 치르는 첫 대입인 만큼, 획일적인 줄 세우기 평가 등 고질적인 대입 제도 문제를 근본적으로 바꿀 방안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2028 대입안은 우선 수능 선택과목을 없애고 모든 학생이 동일한 과목으로 시험을 치도록 했다. 첫 수능(1994학년도) 이후 문·이과 구분이 완전히 사라진 수능이 부활하는 것이다. 가령 수학은 현재 ‘공통과목(수학1,2)+선택과목(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구조로 시험을 보지만 앞으로는 모든 학생이 공통과목(대수, 미적분1, 확률과 통계) 하나만 동일하게 시험을 치른다. 사회와 과학 영역의 경우 총 17개 선택과목(사회탐구 9개, 과학탐구 8개) 중 최대 2개를 골라 시험을 보는 현재 방식에서 선택과목 없이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모든 수험생이 쳐야 한다. 다만 정시 비중, 9등급으로 나뉜 석차 등급과 표준점수 표기 등 수능 성적을 매기는 상대평가 방식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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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신은 현행 9등급 상대평가 방식에서 5등급 상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한다. 상대평가 등급과 함께 성취(절대)평가 성취도(A·B·C·D·E)도 함께 기재된다. 교육부는 지난 2021년 2월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고1 공통과목은 9등급 상대평가를 하고 고 2·3 선택과목은 전면 절대평가화하겠다고 예고했는데, 2학년 이후에도 상대평가 등급을 다소 완화된 형태로 병기하기로 한 것이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지난 5일 기자들을 상대로 한 대입개편안 토론회에서 “이상과 현실의 조화가 필요하다”며 “(대입개편 적용이)4년밖에 안 남은 시점에 교사, 학부모가 충분히 수용할 만한 절대평가를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학에는 내신 절대평가 성취도와 성취도별 분포 비율, 원점수, 상대평가 등급, 과목 평균, 수강자 수 등이 모두 제공되고 이 가운데 어떤 것을 학생 선발에 반영할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한다.

2028 대입 개편안이 특히 수능 상대평가를 통한 변별력을 유지하는 형태로 나오면서 줄 세우기 방식의 대입 경쟁은 지속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의당 정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어 “50만 수험생이 국영수사과 및 한국사 등을 똑같은 문제지로 푼다”며 “(수능을 통한)한 줄 세우기와 배치표의 힘이 세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겨냥 N수, 수능 대비 교육과정 운용 등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