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는 13일 “헌법재판소에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것은 보편적 인권인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의견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헌법재판소에는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에 관한 헌법소원 3건이 제기돼 심리 중이다.
인권위는 “전쟁과 살상에 반대하는 양심에 기반을 둬 병역을 거부하는 행위는 모든 사람에게 보장되는 보편적 인권”이라며 “대체복무제로 국방의 의무와 양심의 자유를 조화롭게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 “양심에 기반한 결정을 존중하는 것은 다양성을 추구하는 민주사회의 핵심적 요소로, 민주사회의 기본질서 유지에 중대한 해악이 되지 않는 한 국가는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2005년 국회의장과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권은 헌법과 세계인권선언 등에서 보호하는 양심의 자유에 해당한다며 대체복무제 도입을 권고했고, 2008년에도 국방부 장관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 대체복무 이행계획 수립을 촉구한 바 있다.
인권위는 “정부는 아직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도를 마련하지 않고 있으며, 하급심 법원에서 일부 무죄가 선고됐지만 사법부는 여전히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형사처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정훈 참여연대 간사는 13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다. 홍씨는 “폭력을 내면화시키는 군대에 저항하는 유일한 비폭력 수단은 병역을 거부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세계 병역거부 수감자의 92%가 한국에 있다”며 병역거부자 399명 전원 석방과 병역거부권 인정, 대체복무제 도입 등을 주장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