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사는 1인가구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식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나홀로 사는 1인가구가 세대를 가리지 않고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영등포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식사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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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식(49·가명)씨는 서울 성동구의 한 여관에서 ‘홀로’ 산다. 그도 한때는 아내와 아이 둘을 키우며 가족과 함께 살았다. 김씨가 ‘4인가구’에서 ‘1인가구’가 된 것은 2000년 이혼을 하면서다. 다니던 직장에서 실직한 뒤 술에 의존하면서 아내와 다투는 일이 잦아졌고, 결국 갈라서게 됐다. 이혼 당시 양육권과 친권을 포기해 가족과 연락은 완전히 두절된 상태다. 혼자 산 이후로, 소득과 주거는 늘 불안정했고 몸도 자주 아팠다. 봉제공장에 다니면서 한달에 150만원가량을 벌었고, 전세임대주택과 고시원, 여관 등을 전전하며 지냈다. 그는 지난 3월 급성심근경색으로 수술을 하면서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인정돼 기초생활보장 대상자가 됐다. 몸이 회복되면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김씨는 걱정했다. ‘혼자 지내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외롭다”고 말했다. “혼자 있으면 아플 때가 제일 서러운데, 요즘이 딱 그렇다.”

지난해 김씨와 같은 ‘나홀로 가구’(1인가구)가 전통적 가구유형이었던 4인가구는 물론이고 5년 전까지 대세였던 2인가구보다도 많아졌다. 하지만 1인가구는 다인가구(2인 이상)에 견줘 소득과 주거, 건강 등에서 두루 취약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실직 및 이혼 등의 경로를 거쳐 1인가구로 진입하는 ‘독거중년’이 급증하면서, 이들이 미래에 빈곤한 ‘독거노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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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50대 ‘독거중년’ 급증 5년마다 인구·주택총조사를 벌이는 통계청은 ‘혼자서 취사, 취침 등 생계를 꾸려가는 가구’를 1인가구로 정의한다. 원래 학계에서 ‘배우자가 없는 독신가구’를 1인가구로 지칭했던 것에 견줘 확장된 개념이다. 미혼(비혼)이거나 이혼·사별로 인해 홀로 사는 가구를 비롯해, 직장이 먼 곳에 떨어져 있어 주말부부로 지내거나 자녀를 유학 보내고 홀로 지내는 기러기아빠(엄마) 등이 모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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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기준으로 1인가구는 520만3천가구로 전체 가구 1956만가구의 27.2%에 이른다. 20년 전(1995년)과 비교하면, 전체 가구수가 51% 늘어나는 동안에, 1인가구 수는 216.9% 증가했다. 전체 가구 수 증가를 1인가구가 이끌고 있는 셈이다. 혼인상태별로 1인가구를 보면, 미혼가구가 44.5%(2010년 분석 기준)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어 사별(29.2%)과 이혼(13.4%)의 차례로 비중이 크고, 배우자가 있지만 혼자 사는 경우도 12.9%에 이른다. 과거 통계(2000년)에 견주면 사별가구 비중은 줄어든 반면 이혼가구와 배우자 있는 가구, 미혼가구 등의 비중은 커지는 추세다.

세대별로 1인가구가 되는 경로에는 차이가 있다. 청년층에선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서 혼자 사는 미혼(비혼) 1인가구가 주를 이룬다. 이에 비해 40~50대 중년 1인가구는 실직과 이혼, 자녀교육 등의 이유로 가족이 분리돼서 혼자가 된 경우가 많다. 또 노인들은 사별이나 황혼이혼, 부양자녀와의 분리 등으로 인해 1인가구가 된다.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1인가구는 ‘자발적 선택’이라기보다는 가족해체나 사별 등에 의한 비자발적인 경우가 더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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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특징은 40~50대 중년 1인가구 증가율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노인과 20대 청년 1인가구의 비중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40대와 50대 1인가구는 모두 172만8천가구로 1995년(34만7천가구)에 견줘 5배 가까이 늘어, 지난 20년 간 가장 빠른 속도로 1인가구가 늘어난 세대가 됐다. 이혼에 따른 ‘가족해체’가 많아진 데다 청년일 때 미혼이었던 사람이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40~50대 중년 1인가구가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 다인가구보다 취약한 1인가구 ‘화려한 싱글’이라는 유행어와 달리 1인가구가 다인가구에 견줘 취약하다는 분석은 다각도로 나타나고 있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의뢰로 작성한 ‘1인가구 증가에 따른 신사회적 위험 대응전략’ 보고서를 보면, 1인가구는 다인가구에 비해 경제적 지위가 낮은 데다 주거형태와 거주환경, 건강상태 등도 낮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한국복지패널 9차년도(2014년) 자료를 바탕으로 청년층(20~39살)과 중년층(40~64살), 노년층(65살 이상) 등 세대별로 1인가구와 다인가구 간 격차를 비교?분석한 결과다.

우선 청년층 1인가구의 경우엔 세대 내 양극화가 큰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평균소득을 비교하면, 1인가구(4465만원)가 다인가구(3540만원, 가구균등화 소득 기준)보다 더 높게 나타난 반면에, 근로빈곤율과 실업률은 1인가구가 더 높게 나타나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소득 일자리에 있는 청년 1인가구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불안정한 저임금 일자리에 있는 독거청년들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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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층과 노년층에서는 1인가구와 다인가구 간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노인에 비해 아직 근로능력이 있는 중년 1인가구도 다인가구에 견줘 삶의 질이 낮았다. 중년 다인가구의 연소득이 3433만원인 데 비해 중년 1인가구의 연 소득은 2167만원이었다. 자가소유율도 다인가구가 64%인 반면 1인가구는 29.9%에 그쳤다. 일을 해도 가난한 이들의 비중을 나타내는 근로빈곤율에서도 다인가구는 7.9%이지만 1인가구는 28.2%이나 된다. 소득과 주거뿐 아니라 만성질환율이나 우울증 의심률, 자살에 대한 생각 등에서도 중년 1인가구가 다인가구보다 훨씬 더 높게 나타났다.

강은나 보사연 연구위원은 “중년 1인가구는 노년 1인가구와 특성이 비슷하며, 단지 위험이나 문제의 강도가 노년층보다 조금 낮을 뿐”이라며 “독거노인에 이어 중년 1인가구가 새로운 사회적 취약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거중년의 경우, 실직·이혼 이후 1인가구로 진입해 일용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 있는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빈곤노인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들은 국민연금이나 개인연금 가입률도 낮아, 노후준비도 미흡한 실정이다. 강 연구위원은 “1인가구 가운데 청년층은 미취업과 열악한 주거환경, 중년층은 가족해체와 실업·우울증, 노년층은 빈곤과 질병, 안전사고위험 등이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1인가구에 대한 우선적인 지원이나 별도의 지원 프로그램이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