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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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15년 넘게 ‘아동 공동생활 가정(그룹 홈)’을 운영하는 ㄱ씨는 지난해 7월부터 각각 3살 터울이 나는 아동 삼형제를 돌보고 있다. 부모의 지속적인 방임과 학대로 돌봄을 받지 못한 삼형제는 다행히 함께 그룹홈에 들어와 서로를 의지하고 있지만, 시설장 입장에선 형제나 자매를 받을 경우 어려움이 따른다. 그룹홈에 지급되는 생계급여가 1인 기준이 아닌 가구 기준으로 책정되기 때문에, 형제자매가 들어오면 운영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형제자매와 함께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중요한데, 수급비가 적다 보니 그룹홈 입장에서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ㄱ씨는 “아이들은 같은 공간에서 똑같이 먹고 생활하는데, 형제만 급여가 적다고 차별할 수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실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아동 그룹홈 생계급여 기준이 혼자 입소할 때와 견줘 가족이 함께 입소하면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홈 아동의 생계급여는 1인 기준으론 월 55만8245원이 지급되지만, 형제자매 2명이 같이 입소할 경우 1인당 지급액이 45만4075원으로 10만원가량 더 적었다. 3명이 입소하면 39만3310원, 4명이면 37만1605원으로 형제자매 숫자가 늘수록 1인당 생계급여는 줄어든다. 예를들어 1인 기준으로 2명 치를 계산하면 111만6490원인데, 2인 가구 기준으로 계산하면 90만8150원밖에 받지 못한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할 경우 2인 가구는 약 250만원, 3인은 약 594만원, 4인은 약 896만원을 적게 받는다. 올해 6월 기준 형제자매와 함께 그룹홈에 입소해 2~4인 기준 생계급여를 받는 아동은 561명으로 전체 입소 아동 2759명 가운데 20.3%로 확인됐다. 그룹홈 입소 아동 5명 중 1명꼴로 1인 기준보다 ‘삭감된 생계급여’를 받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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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에 입소한 가족의 숫자가 늘수록 급여가 줄어드는 건 그룹홈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서 규정한 ‘보장시설’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룹홈은 위기 가정에서 보호가 필요한 아동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 여건에서 양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최대 7명까지 소규모로 운영된다. 복지부가 발간한 ‘2021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사업안내’ 지침을 보면 기초생활보장법 시행규칙 제41조의3에 따라 장애인 단기거주시설과 노인복지주택, 아동 그룹홈 등에 거주하는 대상자는 보장시설 수급자가 아닌 일반 수급자로 선정 관리된다. 보장시설인 아동양육시설 수급자의 경우 ‘1인’ 기준으로 급여가 지급되지만, 보장시설이 아닌 그룹홈의 경우 ‘가족 가구원’ 기준으로 급여가 지급된다.

복지부 지침을 보면 아동양육시설의 경우 1인당 평균 월 25만6267원의 급여를 받았다. 그룹홈 1인 기준(55만8245원)보다는 적지만, 생계급여와 별도로 매달 아동 1인당 운영비(13만5580원)와 시설당 운영비 월 62만원이 지급되고, 각종 후원도 집중된다. 그룹홈은 아동당 운영비는 따로 지급되지 않고, 시설당 월 33만6천원의 운영비를 지원받는다. 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그룹홈은 아동양육시설과 목적과 성격이 다르지 않다”며 “그룹홈에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그룹홈 입소 아동 간 형평성을 고려해 1인 기준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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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영 의원은 “형제자매가 그룹홈에 함께 입소했다는 이유로 다른 아동들보다 지원을 적게 받아서는 안 된다”며 “이들이 함께 입소했다고 해서 다른 아동들보다 비용이 적게 들 이유가 없고 이는 그룹홈의 운영 부담으로 이어져 자칫 다른 입소 아동의 보호에까지 영향을 줄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권지담 기자 gonj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