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대현
조대현

<한국방송>(KBS) 차기 사장 공모자 14명 가운데 시민사회가 부적격자로 지목한 인물들이 유력 후보로 떠올라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낙하산 사장이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한국방송 사장 공모자들의 면면을 보면 재수·삼수·사수 등 올드보이들의 경쟁이 특징적이다. 한번 낙마했어도 두번, 세번 지원한 자가 수두룩하고, 2007년 당시 방송위원으로 ‘한나라당 선거 지원 녹취록 파문’의 당사자인 강동순 전 감사는 이번이 네번째 도전이다.

방송계 안팎에서는 고대영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 조대현 현 사장, 홍성규 전 보도국장 등 한국방송 전·현직 출신 세명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전국언론노조 한국방송본부(새노조)는 이들 세명과 강동순 전 감사, 권혁부 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부위원장, 이정봉 전 케이비에스비즈니스 사장 등 여섯명을 부적격 인물로 1차 선정해 19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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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현 사장에 대한 내부 구성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는 낙제점이다. 공정성 시비를 종결시키겠다는 약속과 달리 방송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을 외면했다는 이유에서다. 조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 새노조와 한국방송 노조(1노조) 등 양대 노조가 이달 초 실시한 조 사장 신임투표에서 불신임 응답이 82.4%에 이르렀다.

고대영 후보는 이명박 정권 때인 2009년 보도국장 시절 ‘용산참사 축소·편파보도’ 논란 등으로 한국방송 기자협회의 신임투표에서 93.5%의 불신임을 받은 바 있으며, 2012년 보도본부장 때도 양대 노조가 진행한 투표에서 80%가 넘는 불신임을 받아 공정성과는 거리가 있는 문제적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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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규 후보에 대해서는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내 관피아 척결 대상이라는 점을 들어 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이 삼파전에 다크호스로 떠오른 인물이 처음 도전장을 낸 피디 출신의 전진국 케이비에스아트비전 사장이다. 대구 계성고를 나온 티케이(대구경북) 출신으로 황교안 총리와 친분이 있어 고대영 후보와 함께 청와대 의중이 반영되었는지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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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와 시민단체는 지지할 사람이 한명도 보이지 않아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낙하산 사장을 저지하기 위한 네거티브 전략으로 이사회 압박에 나섰다. 권오훈 새노조 위원장은 “(21일 예정의) 후보가 압축되면 조합원을 대상으로 ‘절대 불가’ 후보를 조사해 26일 있을 최종면접 전에 공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학계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중요한 시기인 만큼 공영방송 수장의 인사 검증을 꼼꼼하게 실시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한국방송학회 회장인 윤석년 광주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공영방송을 3년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인 만큼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인지 피티와 심층면접 등을 통해 제대로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방송 야당 추천 이사들은 19일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후보들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한 재산·병적관계 등 미비 서류의 보완과 공정경쟁을 위해 자회사 사장을 포함한 현 사장의 보직 사퇴, 특별다수제 등을 요구했으나 여당 이사들은 시간이 촉박함을 들어 모두 반대했다. 이에 야당 추천 이사들은 “사장 선임 과정의 들러리에 그친다면 더 이상 참여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모두 퇴장해 당분간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