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진중권씨와의 논쟁과 관련해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말할 권리는 있지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진중권씨와의 논쟁과 관련해 “누구나 자신의 주장을 말할 권리는 있지만

극단적 대결국면에서의 사퇴는
지지층에 상실감, 열패감 불러
대신 김용민이 총알받이 되면
역전 발판 만들 수 있다고 판단
언론에서 막말 논란 틀어댔지만
문제는 야권 위기대응의 능력

▶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의 인터뷰는 원래 4·11 총선 직후로 약속돼 있었다. 선거 다음날인 12일 김 총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금은 멘붕(멘탈붕괴)”이라는 말로 전화를 끊었다. 목소리는 완전히 가라앉아 있었다. 총선 결과가 나꼼수 진행자들에게 끼친 영향은 그만큼 컸다. 나꼼수 방송 1주년 하루 뒤인 4월29일 오후 3시 이들은 서울 한강시민공원 잠원지구 트랙구장에서 열리는 ‘용민운동회’를 시작으로 다시 일어선다.
 그 주장에 일일이 대답할 이유는 없다”는 말로
그 주장에 일일이 대답할 이유는 없다”는 말로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도, 미래에 대한 불안과 안달도 없이 언제나 오늘을 닥치는 대로 살기 때문에 기념일 따위는 챙기지 않는다”며 1년이라는 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다만 그는 “지난 1년의 하루하루는 내 생애에서 가장 긴 하루의 연속이었고, 10년보다 긴 1년이었다”며 “얻은 것이 ‘사인 엘보’였다면, 잃은 것은 사생활”이라고 말했다. 사인 엘보란 팬들의 사인공세에 일일이 응해주다 얻은 팔꿈치 통증을 가리킨다고 그는 덧붙였다.

 김 총수는 이번 인터뷰에서 오는 12월 대통령선거를 맞는 ‘나는 꼼수다’의 자세를 밝혔다. 또 그는 야권의 참패로 끝난 4·11 총선에 대한 책임론, 진보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나꼼수 역할에 대한 비판적 견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인터뷰는 지난 25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나꼼수 카페 벙커1과 한겨레신문사에서 이뤄졌다.

광고

 -나꼼수 다시 시작인 건가?

 “당연한 걸 뭘 물어보나.”(나꼼수의 또다른 진행자 김용민씨는 5월3~4일께 호외가 아닌 본방송 업데이트가 이뤄질 거라고 귀띔했다.)

광고
광고

 -총선 이후의 나꼼수가 그 이전과 달라지는 부분은?

 “형식의 차이는 없을 것 같은데 우리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있다. 상대가 대선을 치르려면 우리가 그들에겐 반드시 제거해야 하는 플레이어 가운데 하나이니까, 여러 압박도 심해질 것이다. 힘에 부치지만 정봉주를 풀어줄 것도 아니고, (김어준·주진우·김용민 이외에) 새로운 멤버 영입 등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광고
김용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

 -질적 변화는 없나?

 “김용민이다. 안 그래도 정봉주 잡혀간 뒤 그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졌는데, 이제는 자기가 스스로 정치판에서 뛰어본 만큼 일정 기간 회복기를 거치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 당장은 ‘멘붕’(멘탈붕괴: 심리적 불안을 뜻하는 유행어)이다.”

 -나꼼수의 핵심 메시지는 여전히 ‘쫄지마 씨바’인가?

 “‘쫄지마’는 단순히 겁먹지 말라는 메시지가 아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사회·경제적 협박으로 인해 자기검열을 해야 했던 사람들에게 그렇게 겁먹고 위축될 필요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쫄지마 씨바라는 건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유지해야 하는 애티튜드(태도)에 관한 단어이자, 사람들 스스로 다시 입을 열도록 하는 상징적인 구호다. 그 자체로 대선 전략, 뭐 이런 것은 아니니까 바꿀 이유가 없다.”

광고

 -지금 이명박 정권에 누가 쫄고 있나? 이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라는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까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속된 말로 ‘안 쫄아 씨바’ 이러면 ‘쫄지마 씨바’는 설득력을 잃는 것 아닌가?

 “그게, 이번 총선에서 이겼다면 바뀌었겠지.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야권이 패하며, (억압의 주체가) 이명박에서 박근혜로 바뀌어갈 뿐이고, 대선 국면에 접어들면 보수가 가진 그 억압적인 힘은 오히려 강화될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 사이에 오간 거래의 정체를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지금 이명박 측근을 떼내는 것은 어차피 터질 이런 일들이 대선 국면에서 나오지 않도록 일찍 털자,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그게 이명박과 박근혜의 거래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억압 주체가 이 대통령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쪽으로 이동한다면, ‘가카헌정방송’을 내세우는 나꼼수도 ‘박근혜헌정방송’으로 바꿔야 하지 않나?

 “추가되는 것이다. 물론 박근혜에게 힘이 넘어갔지만 나는 박근혜가 이명박을 정면으로 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박근혜가 움직일 공간을 함께 정하는 사람은 여전히 이명박이다. 최시중이 어느 순간 (파이시티 쪽으로부터) 받은 돈을 ‘개인적으로 썼다’는 식으로 일종의 가이드라인을 쳤는데, 만약 최시중 개인이 아니라 정권 차원의 문제로 번지면 새누리당도 한통속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이명박은 박근혜가 자신을 완전히 털고 갈 수 있도록 검찰을 동원해 자신이 죽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고 있는데, 그 안에는 질서정연한 가이드라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테면 검찰이 갑자기 엄정해져서 이명박 측근을 우수수 잡아가는 것처럼 보여도 그 순서와 수사 강도가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 가이드라인을 설정하는 게 바로 이명박이 여전히 갖고 있는 힘이다.”

 -그런 가이드라인이 존재한다고 믿는 근거는 뭔가?

 “내가 그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다.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고, 나라면 어땠을까 이렇게 바라본다.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입 하는 것인데, 그런 관점에서 볼 때 박근혜와 ‘가카’의 거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방증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입장에서 보자면, 나는 박근혜가 살아 있는 권력으로서의 대통령에 대항하기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4년 내내 대통령을 한번도 들이받은 적 없이 항상 피해자 모드만 취했다. 자기 아버지가 대통령이었기에 보수적 위계 속에서 평생을 살아왔던 것이다. 또 실리를 따지더라도 이 대통령까지 비리에 직접 연루되는 것은 자신이 대선을 치르는 데 유리한 게 아니다.”

 나꼼수는 미디어인가 개그인가. 이 질문에 그는 “나꼼수는 세상과 실시간 피드백을 주고받는 ‘리얼리티 탐사보도 캐릭터쇼’”라고 말했다. 총선 전후 나꼼수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는 각각 나꼼수를 개그(일부 진보 논객)와 미디어(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 분류하고자 했다. 그는 “이런 해석은 각자의 이해가 어느 지점에서 개입되고 굴절되는지 드러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등에서는 김용민씨의 총선 출마 및 낙선 이후 ‘나꼼수는 (정치판에서 뛰는) 선수가 아니라 치어리더 역할에 그쳐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졌다. 그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선수가 되어버렸고, 그걸 원했다. 꼭 출마를 바란 것이 아니었지만 적어도 여기서 변수가 되고 싶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꼼수는 대선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할까? 그는 “대선에서 이기게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웃었다. 인터뷰할 때는 그냥 지나쳤는데, 정리하다 보니 이 문장은 주어와 목적어가 애매했다.

 거부 의사를 분명히 나타냈다. 김씨는 이어 나꼼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뒤
거부 의사를 분명히 나타냈다. 김씨는 이어 나꼼수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조목조목 반박한 뒤
노원갑 총선 출마는 처음부터 ‘나쁜 선택’

 -김용민 총선 출마의 결정 과정이 궁금하다. 배후가 누구인가?

 “가카다. 많은 이들이 ‘정봉주가 빠진 뒤~’라고 하는데, 그는 빠진 게 아니라 계속 까부니까 잡혀간 거다. 우리는 그런 가카의 결정을 그냥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김용민의 출마는 그를 포함한 우리 네 명 모두 하고 싶지 않은, 처음부터 나쁜 선택이었다. 정치에 뛰어드는 순간 어떤 보호도 받지 못하고 공격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넷이서 어떻게든 돌파해보려 했다. 한편으로 우리가 (나꼼수를 통해) 파헤치는 사건이 정당 차원에서 재생산되거나 문제제기 되기를 바라기도 했다. 몇가지 복합적 이유가 있었는데, 그 선택은 우리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고, 이해를 바라지도 않는다.”

 -가카가 배후다, 이런 대답 말고 왜 하필 김용민이었냐 하는 거다.

 “과정을 살피면 민주당이 먼저 해당 지역구(서울 노원갑) 위원장인 정봉주를 찾아가 의견을 구했다. 또 당 내부에서도 나름의 논의를 거친 뒤 김용민이 좋겠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고 우리에게 그런 의견을 전해왔다. 우리는 저쪽(보수 진영)이 김용민의 출마를 나꼼수 주저앉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걸 아는데 왜 나갔나?

 “말했잖아. 돌파했어야 했다고. 우리는 크든 작든 도전이 오면 항상 맞서왔다. 피해가거나 부드럽게 넘어가거나 좀더 피해가 적은 방식을 찾는 그런 사고로는 절대 여기까지 올 수 없었다. 우리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와서 당선되면 되잖아, 이렇게 말할 수 있을 텐데 그러면 그건 가카의 뜻이 실현되는 것이다. 저항을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정봉주 잡혀갔으니 다른 사람 나오는 것일 뿐이잖아.”

 -그게 나꼼수의 방식인가?

 “나꼼수의 방식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다. 저들이 원하는 방향, 그들이 짜놓은 순서대로 움직이면 지는 건데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 그리고 김용민이 (출마 앞두고) 이것저것 다 따져봤는데 자기는 세금 체납 사실도 없고 뭐 아무런 약점이 없다는 거야. 인터넷도 다 찾아보고 했는데, 진짜 없었다.”

 -정 전 의원을 뺀 나머지 세 명 가운데 가장 약점이 적었나?

 “그런 면도 있고, 우리는 기본적으로 정치와 전혀 맞지 않아.(웃음) 또 우리 넷 가운데 막내였던 김용민 본인이 출마 직전에는 형들을 위해 자신이 나서보겠다고 결심을 밝히기도 했다.”

 -드러난 총선 결과는 어떻게 봤나?

 “진보와 보수 두 진영 미디어 전력의 비대칭성이 확인된 선거였다. 위기관리 능력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준 선거이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결국 투표 직전 한달이 관건이었고, 그 기간 내내 야권이 지고 있었다. 민간인 불법사찰은 야권에 역풍이 될 거라 예상했고, 실제로 그랬다. 반면 과거 1992년 대선 직전의 초원복집 사건이나 2002년 대선 직전 정몽준의 후보단일화 파기, 김용민 파문까지 자기 진영에 가장 불리한 소재는 언제나 가장 극적인 기회이기도 했다. 선거 국면에서 터지는 사건은 그 자체보다 거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훨씬 중요한데, 이에 대한 야권 지도부의 이해가 절실히 요구된다.”

나꼼수 비판은 대부분 자의적
거기에 대답을 요구하는데
우리 관심은 오로지 정권교체

곽노현 교육감 사퇴했다면
박원순 후보는 졌을 것
‘나는 옳은 말을 하는 사람이다’
이 말을 하는 게 그리 중요한가?
나는 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나꼼수만의 할 일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나꼼수만의 할 일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 강재훈 선임기자 <A href="mailto:khan@hani.co.kr">khan@hani.co.kr</A>

­

 -야권 지도부의 위기관리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건가?

 “지도부 안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합리적인 사람도 있는데 좋은 인성과 합리적 상황판단만으로 선거를 돌파할 수는 없다. 이번 선거는 그런 생각을 굳히게 만든 경험이었다.”

 -진보와 보수 진영에서 김용민 사퇴 요구가 있었는데,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극단적 대결 국면에서의 사퇴는 지지층의 정서적 전선을 무너뜨리고 상실감과 열패감을 부른다. 이건 논리적 설득으로 단기간에 만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민주당은 그 사퇴의 의미를 도덕적 결단으로, 최대한 호의적으로 포장·유포해줄 매체 패키지도 없다.”

나꼼수에 관한 리얼미터 조사의 신뢰에 관해

 -선거에서는 졌다. 야권 참패에 대한 나꼼수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가 책임론에 대해 그동안 입을 열지 않고 있었던 것은 우리가 어떤 이야기를 하더라도 변명으로 비치기만 할 거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김용민 막말 때문에 야권 의석 15석이 날아갔다는 주장을 내놓는데 그게 명확한 근거를 갖고 이야기한 게 아니라 그냥 인상비평 수준이었다.”

 -총선 직후 김용민 막말 논란이 선거에 미친 영향이 가장 컸다는 여론조사도 있었다.

 “(김용민 막말 논란이) 1~2위에 등장하는 사후 여론조사는 많이 봤지만 그건 결과에 맞춰 거꾸로 원인을 추론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엄청난 양의 (김용민 막말 관련) 미디어 노출이 있었다. 그게 아니라 실제 선거가 진행되는 동안의 여론조사를 봤어야 한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었던 총선 직전 1주일치 여론의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한 자료가 있다. 이걸 보면 조중동과 지상파 방송사가 총선 막바지에 김용민 논란을 아무리 내보내도 양당 지역구 후보의 지지율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 막판엔 진보 진영 결집의 계기가 되기도 했다. 리얼미터처럼 최종 1주일치 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는 것도 없이 ‘나꼼수 때문에 15석 날아갔다’는 식의 주장은 조중동 프레임이다. 이 프레임을 그대로 받아먹은 결과 야권 패배의 책임을 나꼼수에 덧씌우기 위한 일종의 국공합작이 이뤄졌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는 알고 있다. 하지만 전국 단위 정당 지지도 조사를 바탕으로 개별 선거구에 영향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은 가설 아닌가? 지역구에 따라 1000표 안팎으로 당락이 바뀌는 곳도 많았는데.

 “그게 왜 가설인가. 데이터인데.”

 -리얼미터의 이택수 대표가 김 총수의 고교 친구라고 알고 있다.(실제로는 중학교 동기동창) 나꼼수에 관한 리얼미터 조사의 신뢰도를 믿을 수 없다는 여론조사 전문가도 많다.

 “그게 무슨 상관인가. 우리와 관계없이 총선 직전 실시간으로 진행된 조사다. 내가 선거가 지난 뒤 조작하라고 했겠나.”

 -나꼼수의 총선 책임론을 인정하지 않는 건가?

 “인정할 수 없는 게 아니라 그건 사실이 아니고 틀린 거다. 우리가 마지막까지 가자고 결정했을 때 나와 주진우는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모든 책임이 우리에게 돌아올 것으로 알고 있었다.”

 김 총수가 제시한 리얼미터 여론조사는 공표금지 기간(D-6)이었던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매일 전국 유권자 7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택수 대표는 27일 이에 대해 “매일 750명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를 이틀치씩 합산해 각 정당 지지율 변화를 추적한 결과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민주통합당의 정당 지지율은 약간 상승한 반면 새누리당 지지율은 오히려 조금 빠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지역구별 표심의 변화를 구체적으로 살피려면 최소 각 지역구 유권자 500명씩 수만명을 조사하는 것이 더 정확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이틀치 표본조사 대상 인원인 1500명을 전국 246개 지역구별로 나눠보면 지역구마다 평균 6명꼴로 설문에 참여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용민 막말 논란이 선거에 미친 영향을 좀더 직접적으로 물어본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선거학회와 <와이티엔>이 역시 여론조사 결과 공표금지 기간이었던 지난 7~8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김용민 막말이 선거에 미친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36.7%는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특히 김용민 막말에 영향을 받았다고 응답한 사람은 고연령층(44%)과 보수층(43.5%) 유권자 사이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용민 이슈가 새누리당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왔다는 뜻이다.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공동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막말 파문’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갑)를 나꼼수 팬들과 함께 격려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공동 진행자인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지난 8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막말 파문’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던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노원갑)를 나꼼수 팬들과 함께 격려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그동안 비판론에 대응하지 않았던 이유

 -진보 진영 안에서도 나꼼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때가 있다. 나꼼수 비판론에 일절 대응하지 않는 이유는 뭔가?

 “나꼼수 비판은 그 근거가 매우 부실한 경우가 태반이다. 예를 들어 그들 가운데 누군가는 서울 진입에 실패한 경기 지역의 30대 장거리 대중교통 이용자가 나꼼수 열풍의 근원지라고 주장했다는데, 사회불만계층이 긴 출근시간을 이용해 나꼼수를 소비한다는 식이었다. 엉터리다. 우리가 조사해보면 나꼼수 청취층의 절대다수가 집에서 듣는다. 다음이 사무실, 영업장 순서이고 그다음은 자가용이다. 대중교통 이용자는 전체 10%대에 불과하다.”

 -그런 데이터가 있으면 왜 설명하지 않았나?

 “왜 해명해줘야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해를 받으려고 이 일을 시작한 게 아니다. 주기적인 조사와 통계자료는 우리가 우리 자신으로부터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용도로만 쓰고 발표하지 않는다.”

 -나꼼수에 가장 비판적인 지식인 가운데 한 명인 진중권 교수는 오늘(지난 26일)도 라디오 방송에서 나꼼수를 비판했다.

 “우리는 오로지 이 국면에서 어떻게 하면 정권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까, 또 거기에 필요한 자원은 무엇인가의 관점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 나꼼수 비판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이를 무시해서가 아니라 실제 선거에서 이기거나 지거나, 정권을 교체하거나 말거나 하는 이 국면에 그들이 끼칠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 금품수수 논란 때 진보 교육감이라고 감쌀 일이 아니라 그에게도 보수 인사와 마찬가지로 같은 도덕성 잣대를 적용해 비판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곽 교육감이 사퇴했으면 박원순 후보는 졌다고 생각한다. 진보 진영에는 자신의 논리적 정합성과 도덕성을 강조하는 건 잘하는 사람이 많은데, 보수는 사람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혐오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 그걸 통해 자기편을 자극하고 상대편을 주저앉히는 방법을 잘 안다. 곽 교육감이 저들의 공격을 받아 사퇴했다면 지지층은 정서적으로 무너졌다. 감정적 저지선이나 전선이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그것보다 자신의 논리적 정합성이 더 중요하다, 나는 언제나 옳은 주장을 한다, 이런 사실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그게 뭐가 중요하냐는 거다. ‘나는 옳은 말을 하는 사람입니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가. 나는 그게 별로 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키니 발언과 김용민의 막말은 조중동 프레임을 떠나서도 문제였다. 여성·인권에 대한 감수성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었나?

 “점점 인터뷰하기 싫어진다. 그렇게 말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우리 방송을 듣지도 않는다. 어떤 맥락에서 그런 발언이 나왔는지 앞뒤 사정도 모르고 하는 소리다.”

 최성진 최우리 기자 csj@hani.co.kr


“나꼼수도 민간인 사찰 대상, 전화 도청당했다”

4·11 총선이 끝난 뒤 김어준-주진우-김용민 등 <나는 꼼수다>의 공동 진행자 세 명은 ‘나꼼수 카페’ 벙커1에서 거의 매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있는 벙커1은 지상 및 지하 각 1층으로 이뤄진 복합문화공간이다. 1층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이 있고 100평 남짓한 넓이의 지하 1층에는 나꼼수 녹음 스튜디오와 회의실, 쉼터는 물론 <딴지일보> 사무실까지 함께 입주해 있다. 개인 스튜디오를 빌려 나꼼수를 제작해야 했던 총선 직전과 달리 이제는 수시로 방송을 제작할 수 있는 자체 녹음실을 갖춘 것이다. 김어준 총수는 벙커1이 단순한 방송 제작 시설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나 혼자 이 방송에 공감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물리적 확인과 교감의 공간이 필요했다. 이 공간에서 나꼼수 녹음만이 아니라 다양한 공개방송과 각종 강연·모임·전시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녹음시설이 안정적으로 확보된 만큼 새로운 프로그램도 곧 띄울 생각이다.”

나꼼수 앞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만만치 않다. 당장 눈앞에 닥친 어려움은 선거법 위반에 따른 고발 사건이다.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일, 4·11 총선 기간인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8차례에 걸쳐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와 김용민 후보 등 특정 후보를 대중 앞에서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대규모 집회를 연 혐의로 김 총수와 주진우 <시사인> 기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의 고발 취지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언론인이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었다.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은 경찰은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김 총수는 인터넷신문인 <딴지일보> 발행인 신분이다.

김 총수는 선관위의 고발에 대해 “우리가 시국강연과 투표 독려 활동을 벌인 것은 사실이지만 선거법이 정하는 범주를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며 “우리는 우리가 해야만 한다고 믿은 일을 했지만 선관위는 당연히 했어야만 하는 일을 다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선관위가 공정했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수조 후보의 카퍼레이드나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해놓고 마지막 순간까지 박근혜 위원장을 편드는 논설을 내놓았던 (이상일)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문제를 지적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선관위 관계자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사실상의 당 대표로 선거법상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며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가 특정후보의 지지를 요청한 사실과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당 대표의 경미한 선거규정 위반을 비슷한 수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 총수는 나꼼수에 대한 선관위 고발을 탄압으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그는 이에 대해 “나꼼수 진행자는 민간인 사찰의 직접적 대상이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내가 알고 있는 분명한 한 가지는 이명박 정권이 어떻게든 나꼼수를 무력화시키려 해왔다는 사실이다. 그 방법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는 것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했다. 우리의 전화가 도청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얼마 전 주진우가 전화로 지인에게 자금조달 부탁을 받았다. 알겠다는 답변만 하고 실제로는 어떤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오직 나와 주진우가 알고 있던 이 사실이 얼마 뒤 주진우가 어디에 얼마를 투자해 이익을 얻었다는 식으로 부풀려진 채 한 기관 정보보고에 떴다. 딴지일보 해킹의 배후에 또다른 기관의 사주가 있었다는 제보도 받았다.”

김 총수는 나꼼수를 앞으로 어떻게 이끌고 나갈 계획인지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아주 잘.”

최성진 기자

■ 5월 2일 알려왔습니다 “나꼼수도 민간인 사찰 대상…” 기사에서 이상일 새누리당 대변인이 새누리당 비례대표 신청을 했다고 표현했으나, 이 대변인은 “중앙일보 논설위원 재직 당시 비례대표 공천을 신청한 적이 없으며, 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제안을 받고서 이를 수락했다”고 알려왔습니다.